'역경을 이긴 인간의 모습과 닮아'
'역경을 이긴 인간의 모습과 닮아'
  • 예천신문
  • 승인 2008.05.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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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송령 예찬(1)

돌, 자갈, 흙, 땅을 강인한 뿌리로 비집고 뚫고 내려가 넓은 땅덩어리 속을 부둥켜 움켜잡고 개울가에 자리하면서 차디찬 눈보라와 비바람 속에서도 견뎌온 흔적인양 사방 뒤틀려 옆으로만 나지막하게 크게 뻗어있는 반송이 있다. 이 거송이 바로 감천면의 석송령이다.

우람한 그 위용은 외세의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견뎌온  늠름함이며 수 백 년 폭풍과 겨울의 수난 속에서도 푸른 잎을 지켜온 불굴의 자세이다.

소나무는 원래 산등성이 석벽 바위 틈에서 더욱 어울려 운치를 뽐내듯이 이곳 돌밭 땅에 터를 잡고 있기에 더욱 강인한 생명력으로 유구한 세월을 견뎌온 소나무의 속성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위로 길게 솟아올라 흐드러진 모양새를 한 것도 아니요 심한 용틀임으로 기교를 부리며 뻗은 것도 아니면서 방대한 면적으로 옆으로만 퍼져 있는  거대한 노송은 양팔을 크게 벌리고 있는 우아한 가지를 떠받치고 있는 지주들이 어우러져 군무(?를 연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장송설외자(長松雪外姿)란 말처럼 겨울의 모진 설한풍 속에서도 푸름을 지켜온 장송 자신의 모습은 모진 삶과 역경을  이겨온 우리들 인간의 모습과 닮아 있다.

시골 선비의 도포자락과도 같은 매무새를 하고 원을 그리면서 넓게 뻗어 드리워진 현애(懸崖)를 자체의 힘으로는 도저히 주체할 수 없어 다른 버팀목들이 자신의 생명처럼 떠받치고 있는 장관이 마치 작은 소나무 단지를 이룬 것처럼 위용을 보이고 있는 단 한 단 한그루의 토박이 소나무이다.

맨 처음부터 뿌리를 내리고 활착한 터전이 돌밭이다. 동네이름도 석밭(石田)이라고 하는 곳. 작은 막자갈 개울돌이 두껍게 깔려있는 돌 밭 위로 맑은 물이 흐른다고 하여 석천(石川)이라고도 하고 겹겹이 층을 이루며 꼬지를 끼운 듯 돌이 쌓였다고 하여 석관천(石串川)이라는 이름의 작은 개울이 조용하게 흐르고 있다.

바로 이곳에서 돌무덤이나 다름없는 토양에서 태생과 생장 배경을 갖고 버티어 자라오고 있었다.

오랜 세월의 연륜으로 범상치 않게 신령스러운 영감을 지닌 체 하나의  토속 신으로 추앙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연적으로 일러 석송령(石松靈)이라고 옛날부터 불러내려오고 있었다.

낙락장송이라고 하기에는 그 이상의 우아한 품격으로 겸양의 덕을 지닌 듯 웅장한 모양의 낮은 자세로 이 마을 수호신으로 엄숙한 모습을 보이면서 서 있다.

개울을 따라 산 밑으로 듬성듬성 어느 농촌과 다를 바 없는 오랜 이 동네에는 몇 해 전만해도 흙 담장 돌담장이 정감을 더 해준 순박한 시골마을로 늦가을 무렵 감나무와 개울건너 들판에서 아름다운 농촌의 빛깔을 흠씬 느낄 수 있는 한적한 마을이다.

전통조원에서나 서원 혹은 정자의 위치설정에서 가장먼저 고려대상이 된 것이 소나무이고 보면 낙락장송이 되어 있는 아름다운 거목들을 더러 보았지만 석송령에 비할 바가 전혀 못 된다.

실로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명물임에는 틀림없다.
  법주사의 정이품송은 역사의 사연이 있는 고결한 선비와 같은 인격체로서의 장송(수령 약 8백년)이라고 한다면 석송령은 신격화된 이름으로서의 영험을 지닌 장송으로 알려져 있다.

/안승욱, 보문출생,감천서 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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