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예천 만들기
푸른 예천 만들기
  • 예천신문
  • 승인 2008.07.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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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에 나무를 심었으면
나무처럼 베풀며 사는 삶 배울 수 있어"

   
△이명희, 전 초등학교 교감,전 예천신문 논설위원
덥다. 정말 무지하게 덥다. 아침도, 저녁도, 밤도 없이 열대야가 계속되는 요즘, 모두들 덥다고 아우성이다.

아무리 인간이 대단하다고 해도 자연에 비하면 한낱 하잘 것 없는 미물임을 어찌할 수 없나보다.

가뭄에도, 홍수에도, 지진에도 무기력하기만 한 인간들! 그러면서도 우리 인간들은 또 얼마나 교활하고 교만한가?

언제나 제 자리에서 가만히 있는 자신을 괴롭히고 파괴하는 인간들을 보면서 자연은 과연 얼마나 인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작년 봄인가 보다. 북유럽으로 여행 갔을 때가 생각난다. 언제 한번 가보나 하며 늘 동경했던 북유럽! 붉은 광장과 여름 궁전이 있는 러시아, 성탄절이면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준다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고향인 핀란드, 해마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스웨덴, 인어공주를 탄생시킨 안델센 나라 덴마크, 그 중에서도 체면 불구하고 연신 탄성을 질러대었던 환상적인 피요르드가 있는 노르웨이가 내 기억엔 정말 최고였다.

버스를 타고 가노라면 끝없이 이어지는 협곡마다 눈이 쌓여 폭포처럼 쏟아내던 그 하얀 물줄기가 마치 그림처럼 아름다워 눈에, 마음에, 디카에 담아보려 애쓰던 나 자신이 지금도 아련하게 그리워진다. 그 추억의 노르웨이가 떠오르면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오르고 감사해지고 행복해 지는 걸 어찌하랴!

버스 속에서 여고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솔베이지의 노래를 애절한 마음으로 들으며 그 사연에 가슴 아파하던 감동적인 순간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날, 하룻밤을 자고 나면 섬 하나가 사라진다는 가이드의 말에 끝없이 녹아 내리는 빙하를 보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지금도 ‘노르웨이’ 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눈물이 핑 돈다.

이제 예천에도 경북도청이 생긴다는 것 때문인지 조금은 생기가 도는 것 같다.
그런데도 나는 예천 시내를 걷고 있으면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흘러내릴 때가 있다. 나만 유독 이렇게 덥고 안타까울까?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더 높다고 하는 예천, 고유가 시대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재정 자립도마저 낮은 고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나는 예천 시내 곳곳에 나무를 심었으면 좋겠다.
에너지도 절약하고 건강관리도 하고 이 삭막한 세상을 자연처럼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도 배우고 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무처럼 베풀며 사는 삶을 배우게 하는 것도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꽃이랑 잎이랑 열매까지 다 볼 수 있는 유실수를 심었으면 좋겠다.

어떤 품종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까 연구하여 긴 안목으로 예천을 설계한다면 경북도청을 맞이하는 우리 예천 군민의 자긍심이 조금은 충족될 것 같기도 하다.

그 나무 밑을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걷는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푸른 예천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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