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번호: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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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천신문
  • 승인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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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 : 늦은 성묘
호수번호 : 5834
내용 : 아버지
산국화 한 다발 가슴에 안고
당신 곁에
이제야 왔습니다.
산과 강이 세 번 옮겨지고
아직도 엷은 이름 살찌우지 못해
빈 가슴 울먹임으로 당신 앞에 선
자식
정수리에
상수리나무 대못이 박혀
산새들 뽀르릉 울음 울다 간 자리마다
가을 햇살 한 줄기 서성이다 가고
메꽃 흐드러져
여기, 당신 계신 곳 아버지!

산 밑 사래 긴 밭
쟁기질 하시던 곳
아직도 추억이 물안개 되어
피어 오르고
싸릿꽃 묶음 한 아름, 유년의 봄날
“넘어질라, 조심해라”
음성 산녘에 가득한데
이제
당신과 조금씩 거리를 좁혀
지천명(知天命)의 고개에 올라
상념의 타래
조심스럽게 풀어 갈께요.

아버지 이름 위
향기로운 관 아니드래도
얼룩수의 박지 않을께요
이제
가슴에 별 하나 영롱히 박고
푸르른 날 염(念) 하겠습니다.
아버지 계신 외진 산녘
갈꽃이 지고
다시,
한 웅쿰의 쑥, 새싹이
자랑처럼 피어 날 거예요
아버지, 그리운 이름
넉넉한 가을을
당신께 보내 드리겠습니다

<권영숙.예천읍 청복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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