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통합기능도 가져'
'사회적 통합기능도 가져'
  • 예천신문
  • 승인 2010.11.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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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앙 2'

〈☞ 지난호에 이어〉

◇ 정 희 융 (전 예천교육장)
● 세시풍속 이야기(19)

셋째 동신신앙(洞神信仰)은 마을의 수호신을 신당(神堂)에 모셔 놓고 제액초복(除厄招福)을 위해 동민들이 합동으로 제의(祭儀)를 올리는 마을의 공동신앙이다. 이와 같은 마을의 공동제의를 동신제 또는 동제라고 부르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부락제(部落祭)라고도 한다.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진 동신은 명칭상으로 40여종이나 되지만 계통상으로 분류하면 천신(天神), 지신(地神), 수신(水神), 인신(人神) 등이 있다. 이러한 동신신앙 중에서도 보편적인 것은 산신, 서낭신, 국수신, 장군신, 용신, 부군신(府君神) 그리고 장승, 솟대 등이다. 대체로 마을 뒷산 중턱에는 산신을 모신 산신당이 있고 마을로 들어가는 길 옆에 서낭신을 모신 서낭당(城隍堂·성황당)이 있으며, 그 옆에 장승이나 솟대가 있는 것이 동신신앙의 일반적인 형태이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마을 뒷산의 산정에 국수신 모신 국수당이 있는 마을도 있어서 동신은 대체로 한 마을에 국수신, 산신, 서낭신, 장승, 솟대, 큰돌, 고목 등이 복합신앙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정월 대보름 때 동제를 올린다.

넷째 무속신앙(巫俗信仰)은 무당을 주축으로 민간층에서 전승되고 있는 자연적 종교현상이다. 무속에서 신앙되고 신은 민간신앙에서 신앙되는 신들이 종합된다. 무속신앙은 목적에 따라 무신제(巫神祭), 가제(家祭), 동제(洞祭)로 집약되는데 이 중 무신제는 무당 자신의 굿으로 강신제(降神祭)와 봄, 가을 주기적으로 하는 축신제가 있다. 또 가제는 민가에서 가족의 안녕과 행운을 위해 하는 제의로 생전제의와 사후제의가 있다. 생전제의는 기자(祈子), 육아(育兒), 치병(治病), 혼인(婚姻), 가옥신축, 이사, 행운, 기풍(祈豊), 해상안전, 풍어(豊漁) 등을 기원하는 것이고 사후 제의는 상가정화(喪家淨化), 익사자, 객사자 내지 망인, 천도(薦度) 등의 제의이다. 그리고 동제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에게 해가 바뀔 때마다 봄과 가을에 날을 잡아 제를 올리는 주기적 제의이다.

내륙지역에서는 주로 제액, 기풍 제의를 행하고 해안지역에서는 제액과 풍어제의를 행한다.

다섯째 영웅신앙(英雄信仰)은 영웅의 영혼을 신으로 신상하는 것으로 왕신(王神), 장군신, 대감신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왕신으로 단군(檀君)이나 공민왕, 단종 등이 숭배되고 있으며 장군신으로는 임경업, 최영, 관우 등이 숭배되는데 이런 영웅신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신당에 봉안되어 매년 동신제를 지낸다.

마지막으로 자연물신앙나무, 암석, 강, 바다 등의 자연 무생물과 구렁이, 호랑이, 말, 곰, 까치 등의 자연생물을 신성시하여 신앙하는 것이다.

자연물을 신성하게 보는 것은 일상적인 것과 근본적으로 절묘하고 거대하여 구별되고 쉽게 멸하지 않는다는 영원성의 두 가지 속성이 있다. 또 해와 달 등 무생물의 영원성과 인간과는 다른 환경속에서 사는 생물들에 대한 영원성 부여가 신성의 기준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민간신앙의 특징은 신(神)이 매우 다양하게, 공동체의 신앙형태를 지니며 외래 종교와 상접(相接)하여 상호 영향을 주고 생사 길흉 화복에 집착한다. 또 비윤리적 측면이나 감정적 요소, 사회적 모순, 원한과 한 많은 인생의 복수심을 해결하는 등 사회적 통합 기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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