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자연산이 좋다'
'나도 자연산이 좋다'
  • 예천신문
  • 승인 2011.01.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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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2개 공원 20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함 ①

◇ 박 계 수 (한국산서회 명예회장)
우간다라는 나라에서는 머치슨 폭포의 경관을 다치지 않으려고 발전소를 지하에 설치했다. 그것도 아주 오래 전에.

자연이라는 것을 100년을 채 못살고 죽는 현세인의 것이 아니다. 수수 만 년 살아갈 후세인의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것을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다. 빌린 물건은 깨끗이 사용하고 원형대로 돌려주는 것이 빌린 자의 도리고 예의다. 훼손할 자격이 없다. 우리들이 GNP가 좀 낮다고 미개인이라부르는 인디언의 얘기다. 생각해 보라 누가 과연 미개인인가?

뉴질랜드의 마오르족은 나우루호산 개발을 막으려고 그들의 땅 전부를 정부에 넘겼다. 오늘날 ‘레드 크레이터, 사우스 크레이터’는 전세계인이 찾는 유명 트레킹 코스가 됐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운명의 산이 바로 그 산이다.

위에서 들은 세 가지 사례가 국립공원 20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로 부족하다면 넷째로 넘어가겠다.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이다. 투표해 보자. 현세인 50퍼센트, 후세 50퍼센트, 후세인은 우리가 물어 보지 않아도 전원 반대다. 그럼 현세인은 모두가 찬성할 것으로 보는가?

우선 필자가 반대고 숱한 말없는 산악인이 반대한다. 가부동수일 때는 의장이 결정한다. 의장은 누구인가? 산이다. 산이 제 몸을 쇠줄로 묶는 일에 찬성할까 싶은가?

서대산, 금오산, 대둔산의 케이블카도 헐어내야 마땅하다. 아무리 노닥거리며 걸어도 3시간이면 끝날 산에 그 무슨 짓거리인가?

필자는 오래전 「명산기행」을 집필할 때 이 얘기를 했었다. 당시 고건 서울시장이 남산의 외인 아파트를 헐어낸다고 할 때였다. ‘권금성산장 길에 케이블카를 놓았지만 대청봉엔 케이블카가 없다고 하면서, 울산바위가 서대산에 있다면 금산군수는 몇 개의 케이블카를 놓으려고 할 것인가’라고 썼었다.

일본인들이 우리의 지기를 끊으려고 명산에 쇠못질 한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장님 제닭 잡아먹는 짓거리를 하는 것은 아닐까? 한때 건설부장관을 하던 작자가 북한산 인수봉에 케이블카를 놓으려 했었다. 숱한 환경단체와 산악인의 저항에 부딪쳐 그 짓거리를 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랬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는 엄청난 욕을 얻어먹는 노인이 되었을 게다.

이완용에 비견되면서 아마 대문 밖 출입도 못했을 게다. 청계천을 복원한 지금의 대통령이 청계천보다 인수봉 케이블카부터 먼저 뜯어냈을 것이다.

천성산 도룡룡이 어떤 것인지? 광화문의 촛불시위가 무엇인지? 3보 1배를 하는 숱한 사람들의 속마음을 필자는 잘 모른다. 다만 무엇인가 지극히 부당한 세력과 맞설 힘이 없기에 그리 했으리라는 것쯤은 안다. 이제 나도 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모 한 번 할 작정이다.

이 나라는 예부터 감옥에 갔다 오면 국회의원이 되는 이상한 나라가 아닌가? 그리고 그 감옥이라는 것이 불명예가 아니라 나중에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게 만들어 주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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