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Timing)'
'타이밍(Timing)'
  • 예천신문
  • 승인 2011.04.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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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용 훈(예천읍 서본리)
남자 나이 오십대 후반 또는 육십 대가 되어 직업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 이 넓은 세상에 갈 곳이 없습니다. 직장 다니던 시절 좀 바쁘면 너무나 짧았던 하루가 왜 이렇게 길어 졌는지도 알 수 없지만 아내와 아이들도 그런 남편, 아버지 보기를 무척 힘들어합니다.

좀 슬픈 얘기이지만, 수년 전 정보기관의 간부였던 손윗동서가 조금 일찍 퇴직하면서 이제 마음 편히 읽고 싶은 책 읽고 여행 다니겠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한 달도 못 되어 매일 아침 넥타이 메고 산으로 출근 했다가 간첩으로 신고 되어 부인이 파출소에서 ‘찾아 온’ 일이 있습니다.

그 분은 명문고, 명문대를 졸업하고 ROTC 장교를 거쳐 박 대통령 시절 정보기관에 들어간 엘리트였지만, 퇴직 후 ‘또 다른 인생’을 경험하면서 평소 그렇게 자랑했던 고향도 동문회 모임도 안 갔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특별히 갈 곳이 없습니다.

예로부터 이처럼 부침하는 인생을 다 겪고 이해하는 육십의 나이를 이순(耳順)이라고 불렀습니다. 군수, 서장, 누구나 나이 들고 퇴직해서 ‘서러움’ 받고 순(順)해 지면 그 때 비로소 ‘인생을 논(論)할 자격’이 부여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아내의 찬밥’도 화투도 ‘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지역신문에서 예천읍의 생태도시 지정 공청회가 열렸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동안 읍(邑)내 한천 변에 많은 현대식 고층 건물들이 치솟는 것을 보아왔기에, 그 기사를 읽으면서 ‘예천의 발전 방향’이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나의 경우 예천읍(Downtown)은, 그 터가 아담한 소도시 형태이고 또 군민이 남산(南山)을 바라보며 훌륭한 인재를 키우기 바라는 선조의 풍수 철학이 깃들어 있는 ‘선량한 고장’이라는 관점에서 ‘친 환경적인 아름다운 소도시’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회에 용궁 회룡포는 ‘그 특성에 맞게’ 사슴, 양, 토끼 등의 순한 동물들이 뛰어 노는 ‘자연 동물 공원’으로 지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난 번 같은 동네의 주석, 현용 형님과 회룡포 지역에 등산 갔을 때 전망대에서 만난 서울서 온 관광객들이 회룡포는 ‘너무 단순’하고 볼거리가 없다며 실망해 했습니다.

그렇기에, 만약 그러한 분들에게 TV에서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처럼 동물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보게 하고 또 직접 먹이 주며 함께 즐길 수 있게 한다면 회룡포는 매우 재미있고 ‘의미 있는 관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비결은 타이밍에 있다고 말합니다. 고스톱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Go)와 스톱(Stop)을 잘 해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그럼에도 지금은 한 가정 내에서도 아내는 ‘못 먹어도 고’를 외치고 남편은 ‘그만’하라고 사정 하는 복잡한 시대가 되었기에 시의 적절한 결정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군(郡)과 군민 여러분께서는 ‘고와 스톱’을 적시(適時)에 잘 하셔서 원하시는 일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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