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문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문화
  • 예천신문
  • 승인 2011.06.0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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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승 하 (예천읍 동본리)
예천에 살면서 가끔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집단주의 문화가 일상생활에서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주의 문화의 근원은 멀리 농경사회에서 찾아 볼 수가 있는데, 우리 예천은 옛날부터 농업을 주산업으로 역사를 이어온 지역이며, 인구의 유입이 거의 없었기에 집단주의 문화가 특히 강한 것 같다.

농업의 특성상 계절에 따라서 모내기, 김매기, 수확, 탈곡 등에 많은 노동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일정한 장소에 촌락을 형성하여 노동력을 교환하며 더불어 농사를 지으면서 대대로 살아 왔다.

농사 도중에는 틈틈이 힘을 합하여 농로와 저수지도 조성하고, 수해로 논과 제방이 유실되면 땀 흘려 복구하였다. 여기에서 최대의 중요한 덕목은 협동과 단결이었기에 개인의 자기 판단과 결정, 비판 등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할 수 없었음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집단주의 문화는 공동체를 특히 중시하는 조선시대의 유교 문화에서도 근원을 찾아볼 수가 있다. 조선시대의 가족과 가문을 중시하는 가족주의 문화에서는 개성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문화가 형성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에 비해서 역사적으로 서양의 주산업은 목축업이다. 목축업은 가축을 몰고 초원을 따라 이동하는 유목농업에서 시작되었다. 유목농업은 그 특성상 개별화가 가능한 농업이다. 자연 초원을 따라 이동하면서 조립식 집을 짓고, 가축을 사육하면서 살아 왔다. 촌락이 불필요하며 협동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서 개인주의 문화의 뿌리를 찾아볼 수가 있다. 그리고 천부인권 사상과 사회계약설, 계몽사상 등이 뒷받침한 17∼18세기 근대시민혁명은 민주주의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따라서 서구의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을 이념으로 개인을 존중하는 주의로 날로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집단주의 문화가 좋으냐 아니면 개인주의 문화가 좋으냐는 선택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문화는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집단주의 문화는 협동과 양보, 희생 등을 통하여 공동체의 발전을 기할 수 있는 반면에, 개인은 소속된 집단에서 개성과 창의성이 무시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더구나 공사를 구별 못하는 혈연, 학연, 지연 등의 연고주의는 사회발전에 많은 폐단을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개인주의 문화는 개인이 존중받을 수 있고, 능력을 인정받으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으나, 이기주의로 변질될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경계하여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개인주의로 포장된 이기주의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 또 정보사회로 변모해온 과정에서 전통적인 집단주의 문화가 많이 약화되면서 개인주의 문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농촌에서 보다는 도시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예천은 농업사회와 산업사회, 정보사회가 갖고 있는 특성들이 공존하고 있는데, 앞에서 언급 했듯이 지금 까지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집단주의 문화가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정보사회가 심화 될수록 개인주의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여 지며, 여기서 우리 지역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지역문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인 집단주의 문화의 장점을 토대로 해서 개인주의 문화의 장점을 수용하여, 조화로운 지역 정신문화를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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