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예천이여! 항상 깨어 있어라"
"그대 예천이여! 항상 깨어 있어라"
  • 예천신문
  • 승인 2011.06.30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 회 동 ㆍ용문면 출생 ㆍ4대강살리기사업(한강5공구) 감리단장
6월의 신록이 마지막 열정을 뿜어대듯 녹색을 더해가는 길목이다. 올해는 장마도 일찍 오고 비도 많이 온다니 걱정이 앞설 다름이다.

평소 우리 범인(凡人)들은 `과거에 대한 기억은 후회로, 미래에 대한 꿈은 걱정으로 살아간다'고 했던가?

벌써 예천신문이 창간된 지 20년이 되어 간다. 출향인이며 정기구독자로서 매번 예천신문을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참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벌써 20년이 지난 지방지로서 나름대로 영역을 구축하고 예천의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음이 출향인에게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예천인 지혜 모아야 할 시점

우리 예천이 도청이전지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지도 벌써 2년째, 그 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인구 5만인 예천군의 2배나 되는 많은 인원이 예천으로 몰려온다는 사실은 실로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도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란 안이한 태도는 다소 위험하지 않은가 하고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우리 예천은 지역발전의 기회를 잃어 버렸던 쓰라린 기억이 있는 곳이다. 먼저, 일제시대 중앙선의 선로가 예천을 관통하여 서울로 향하던 노선을 지역 원로들께서 기차가 들어오면 시끄럽고 농지가 줄어든다는 속 좁은 걱정에 중앙선 노선이 영주 쪽으로 돌아가도록 양보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는 지금도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 70년대 우리 지역에 들어선 공군비행장은 시공단계에서부터 예천의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건만, 그 경제적인 성과는 우리 예천보다 인접한 문경 쪽에 크게 돌아가는 다소 심기불편한 빨대효과(Straw effect)를 불러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도청이전 문제도 우리 예천지역에 엄청난 재원이 투입됨으로 인해 지역발전의 호기가 될 수 있으나, 우리보다 다소 앞서있는 인접지역권에 경제적으로 흡수될 우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바, 우리 모든 예천사람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면 우리 예천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 먼저 잉어 `코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코이'를 어항에서 키우면 약 7cm 크기로 자라지만, 수족관에서 키우면 약 25cm 크기로 자라고, 강물에서 키우면 1백20cm까지 성장한다고 한다.

즉, `코이'는 환경에 따라서 성장을 달리하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고기라는 것이다. 잉어 `코이'가 환경에 따라서 자신의 몸을 키우듯이,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와 얼마나 큰 꿈과 열정을 가지는가에 따라 우리 예천의 미래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예천이 오늘 발 딛고 있는 환경은 어디며 미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인근 안동·문경인가? 대한민국인가? 아니면 전 세계인가? 우리 예천은 적어도 대한민국을 제패하는 푸른 꿈을 키워야한다. 그러기 위하여는 전남 함평의 나비,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와 비견할 만한, 외지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뭔가를 찾아야한다.

옛말에 욕곡타지(慾哭打之)라 했다,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다고…. 지금의 도시인들은 자연을 향해 한없는 짝사랑을 보내고 있다. 뭔가를 찾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름하여 웰빙(Well-being)시대. 도시인들의 짝사랑에 손만 들어줘도 우리는 도시민들과 열렬히 온전한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우리 대한민국에는 지금 GDP 2만불 시대를 살아가는 준선진국 시민답게 뭔가 `볼거리, 먹거리, 할거리'만 있다면 어디든 한걸음에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지역 발전 아이템 찾아야

이제 예천은 먼 발걸음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한양까지 불편한 천릿길이 아니라 편안한 2시간 거리가 되었으며, 이마저도 머지않아 더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템은 널려있다.
첫째,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방안.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사람의 때가 덜 타고 적당히 높은 산림지대를 통해 골짜기마다 대규모의 야생화나 진달래, 참꽃, 두릅, 버섯, 고로쇠, 누에, 곤충, 산나물 등의 아이템을 선정하여 대단위 단지를 조성한다면 충분히 도시민들을 유혹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문화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안. 즉, 잠시 보고 지나가는 `시각위주'의 문화가 아니라, `체험위주'의 문화개발이 절실하다.

회룡포는 대한민국 하천경관 1위라는 명성을 얻고 있지만 과연 그곳에서 얼마만한 경제적 상승효과를 낳고 있는가? `아 멋있다! 어쩜 이럴 수 있을까?' 그것 이외에 회룡포를 방문한 외지인들에게 뭔가를 더 기대할 수 있을까? 금당실 마을과 초간정을 한문학 발전의 거점으로 살려야하고, 서예 체험관을 동양문화의 전승관으로 확대시켜야 하며, 활의 고장답게 활의 모든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즉, 국궁과 관련한 관광 상품을 만들고 그것을 활성화 시켜야 할 것이며, 특히 옛 조상들처럼 말을 타고 활을 다루게 하는 대형 체험관을 구상해 볼만 하다. 이웃 안동과 연계된 문화 브랜드개발은 상호간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안동과 예천을 수준 높은 동양문화의 보고로 성장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

선출직 공무원 마인드 중요

셋째, 지역적인 파워를 키워야 한다
전국적으로 잠시 불었던 지자체간의 통합의 기류를 다시 살려 주변의 안동, 영주, 문경 사이에서 바람 부는 대로 쓸리는 작은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주변 도시의 지역적인 중심 위치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주도적 협상력으로 큰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여야 한다.

힘은 힘으로 부순다고 했던가? 안동과 영주 문경을 서로간의 힘으로 경쟁, 상쇄시킨 다음 지역적으로 중심 위치인 예천을 중심으로 4개 시군을 통합하고, 그 중심지는 도청배후도시로 한다면, 우리보다 큰 주변 도시들도 서로간의 경쟁적인 이권을 포기하고 통합의 자리로 나설 것이다.

그리하여 도청 배후도시를 지원하는 예천은 충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상북도의 `대구시대'와도 같은 `예천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련의 사업들은 적당히, 대충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 있어서도 안 된다.

세계최고, 일류가 되어야 한다. 일 이년이 아니라 십년, 백년, 아니 세대를 굽어보는 지혜로 전 군민들이 결단을 해야 한다. 우리 예천의 미래는 예천을 이끌어가는 사람들, 즉 군수, 국회의원, 의원들을 비롯한 지역원로들의 생각에 의해 결정되고 모양을 갖추어 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역을 대변하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생각이 아주 중요하다. 얼굴이 널리 알려졌다고, 행사에 얼굴 자주 보인다고, 내가 안다고 찍어주는 구태의연한 선거는 하지 말자.

벌써부터 내년 총선을 의식해서 선거 철새들이 부나비처럼 나서는 모습에 아직도 예천이 갈 길이 먼 것 같아 아쉽다. 지역발전에 대한 철학을 가진 사람! 비전을 가진 사람! 소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예천의 주역이 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그대 예천이여! 항상 깨어 있어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