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고향 가는 까닭은?
걸어서 고향 가는 까닭은?
  • 예천신문
  • 승인 2011.08.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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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인수 전 서울시의원 (용궁면 출생)
서울에서 50여년 정도를 살았으니 우리 가족의 고향은 서울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자녀들과는 달리 내 고향은 경북 예천이다.

소백산맥이 충청북도와의 경계를 이루어 동쪽은 안동, 서쪽은 문경, 남쪽은 의성, 북쪽은 영주·충북 단양군과 접해 있는 이곳은 선비의 고장으로 예전부터 이름이 난 곳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 덕계는 효의 고장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도효자(都孝子)의 고향이기도하다. 도효자는 이름이 시복(始復)으로 어머니가 한여름에 병환중에 홍시가 먹고 싶다고 하자 홍시 구하러 다니다 호랑이를 만나니 호랑이가 등에 타라고 하여 호랑이등에 오르니 강원도산골마을 어느집에 내려놓았는데 그날이 그 집 제사날로 상에 홍시가 있어서 이유를 물으니 생전에 부모님이 홍시를 좋아하셔서 홍시를 저장해놓았다가 제사상에 놓는데 올해는 홍시가 많이 상하지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도시복효자때문인것같다고 하면서 감을 싸주어서 집을 나서니 호랑이가 기다려서 타고 집에 와서 어머니께 드리니 병환이 깨끗이 낳았다는 이야기가 명심보감 효행편에 있고 그 외에도 하늘이 내린 다섯 효자이야기가 전해올 정도로 효의 고장이다.

또한 낙동강상류로 경치가 좋아 방송에도 많이 소개된 용궁 삼강 회룡포, 한국양궁의 본고장인 김진호양궁장, 예천군 곤충축제등은 유명하다.

서울에서 이곳 용궁 덕계리까지 대략 2백20km.
나는 이 5백50리 길을 고향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그 옛날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 시험 보러 오르던 길. 그러다가 꿈을 이뤄 장원급제하여 고향으로 내려가던 새재의 오솔길.

그 밖에 많은 사연들이 얽혀 있을 그 길을 직접 걸으면서 세상 물정과도 접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예전 선비들은 과거 시험을 치기 위해 갔다면 나는 서울에서 선출직으로 구의원과 시의원을 역임했으니 대비되는 것이 있을까….

우리 부부는 올해로 결혼 40년을 맞이했다. 자식들도 다 성장하여 우리 품을 떠났다. 그간 서울에서 앞만 보고 생활하다보니 고향을 그리는 정이 더욱 절실해졌다. ‘인생칠십고래희’라는 옛말이 있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건강하고 여력도 있음을 확인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는 일주일에 한 두번씩 나름대로 산에 다니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지만 내 체력에 대한 한계를 점검하고 더 나이 들기 전에 그것을 실천하고 싶었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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