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느끼다'
'이스라엘에서 느끼다'
  • 예천신문
  • 승인 2011.08.2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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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 준 ㆍ예천읍 출생 ㆍ논설위원, 시인
`창업국가'(Start-up nation, 사울싱어 지음, 윤종록 옮김)를 읽고 이스라엘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침 경기중소기업청에서 이스라엘 벤처기업에 대한 견학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스라엘은 인구 7백10만에 국토면적 한국(남한) 1/4, 자연자원이 전무하나 인적자원이 세계3위라고 자부하는 나라,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 수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63개(한국 3개),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압도적 세계 1위, GDP 중 R&D 개발비 4.5%(한국 2.6%)로 세계에서 독보적 1위 그리고 1인당 GDP는 세계 21위라니 놀랍지 않은가?

`이스라엘의 성공 비결'
흔히 세상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번영을 유대인들의 우수한 두뇌에 있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이 말을 강력히 부인한다. 그들은 오히려 수학, 과학 성적에서 인도, 싱가포르, 한국 등의 학생들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법으로 역경의 역사가 유대인을 민첩함(Nimbleness), 유연성(Flexibility), 혁신성(Innovation) 등 창업국가적인 민족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그들만의 독특한 교육이 평생의 자산이라고 여기는 자부심에서 오는 우월감, 부자간에도 이름을 부르는 대담한 평등의식을 바탕으로 하는 치열한 토론문화는 그들 말대로 ‘유대인은 둘인데 의견을 셋이다’라는 문제해결의 다양성을 낳게 하였다.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남녀 공동의 국방의무를 통한 엘리트 군사 교육제도로 창의력과 실행력 있는 인력자원의 개발을 들고 있다.

`이스라엘 대학들의 산학협력'
이스라엘에는 현재 8개의 대학교와 27개의 단과 대학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4개 대학교는 세계 최고대학 1백50개 안에 들어가 있고 나머지는 아시아 최고 대학 1백위 안에 포진해 있다.

히브리 대학은 자체 기술 전수회사인 ‘이숨’(히브리어로 실행을 의미)을 설립하여 매년 10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현재 특허 5천5백건과 1천6백개의 신발명을 가지고 있다. 신발명의 2/3은 BT, 1/10은 농업 그 나머지는 IT관련이다. 그들이 개발한 기술들은 존슨 엔 존슨, 아이비엠, 인텔, 네슬러 외 많은 다국적 기업들에 팔렸다.

이숨은 전 세계 생명공학 특허분야에서 미국의 11개 대학에 이은 12위를 차지했고 텔아비브 대학은 25위를 차지했다.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사생관'
텔아비브에서 네게브 사막을 횡단하여 사해로 가는 도중 이 광활한 사막에 끝없이 펼쳐진 대추야자 농원을 보며 많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이 땅은 소위 1973년 ‘6일전쟁’ 당시 요르단 지역을 점령하여 계속 통치해 오고 있는데 예전엔 단지 사막 지대인 이곳을 세류(細流)관개농업법으로 물을 끌어들여 대규모 농장을 만들고 키부츠 농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더나가 세류관계농법을 특허 내어 전 세계에 기술이전을 하였다. 이스라엘 전체 수출액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2%라고 한다.

사막을 옥토로 바꾸듯이 그들의 잡초 같은 민족성과 융복합 학문의 활용이 성공의 기반이랄 수 있다. 3면이 2억이 넘는 아랍세력에 둘러싸여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도 선 듯 우정의 손을 내밀지 않는 즉 여기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생존에 대한 절박감이 혁신과 발명을 불러온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13척으로 1백33척의 일본해군을 맞이할 때 ‘죽음을 무릅쓰면 반드시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라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말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이루고 말 것이다.

`아이디어 나누면 둘이 된다'
물론 이스라엘에서도 혁신 기술을 근간으로 한 창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에게도 성공이 가장 최선이지만 설령 실패한다 해도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이력에 보탬이 되는 더 없이 소중한 경험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회적 격려의 문화가 이들을 더욱 창의 혁신으로 몰아가는 저력인 것이다.

아이디어란 것은 어디서 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그것을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익이 끊임없이 확산되는 무한성을 갖는 것이다. ‘두 사람이 사과를 나누면 반이 되지만 아이디어를 나누면 두 개가 된다’ 는 그들 사고방식처럼 21세기 지식 경제의 초입에서 자원이 없는 나라의 성공 모델이 전해 주는 메시지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처럼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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