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 길흉사에 떡은 필수'
'대소 길흉사에 떡은 필수'
  • 예천신문
  • 승인 2011.09.1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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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 정 희 융 (전 예천교육장)
● 세시풍속 이야기(38)

이제 곧 4대 명절의 하나인 음력 8월 보름, 한가위(秋夕)가 다가온다.

우리 조상들은 추석 때 송편이란 떡을 만들어 제사에 올리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어 먹었다. 명절뿐만 아니라 대소길흉사(吉凶事) 간에 떡은 필수식품이었다.

요즈음에도 명절 때면 떡집은 북새통을 이룬다. 떡은 곡식가루를 반죽하여 쪄서 만든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첨가하는 재료의 유무와 종류에 따라 흰떡, 시루떡, 인절미 따위를 말하나 우리나라 떡의 종류는 대단히 많다.

대개 곡물가루에 물을 내려 시루에 넣고 그대로 찌거나 고물을 얹어가며 켜켜로 안쳐 찌는 떡이 있다. 이러한 떡류에는 설기떡이 대표적인데 주재료에 어떤 부재료를 섞느냐에 따라 또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다음과 같은 떡이 있다.

백설기, 밤대추설기, 콩설기, 쑥버무리, 살구떡, 색떡, 꿀편, 깨편, 흑임자편, 찰편, 물호박떡, 무시루떡, 팥떡, 백합떡, 망개떡, 시래기떡, 범벅떡, 약식, 녹두편, 증편, 토란병, 북떡, 곶감설기, 마마떡 등 수없이 많다.
또 곡물을 알맹이 그대로 찌거나 가루를 내어 찐 다음 절구나 안반에 놓고 매우 쳐서 만드는 떡이 있다.

가래떡, 절편, 수리취절편, 인절미, 개피떡, 골무떡, 쑥절편, 송기절편, 벙거지떡 등 가래떡류나 절편류, 인절미류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곡식가루를 반죽하여 모양있게 빚어 만드는 떡도 있다.

송편류처럼 빚어 찌는 떡, 단자처럼 쪄서 다시 빚어 고물을 묻히는 떡, 경단처럼 빚어 삶아 고물을 묻히는 떡 등이 있다. 송편, 쑥송편, 밤단자, 색단자, 유자단자, 생강단자, 은행단자, 대추단자, 율무단자, 수수경단, 약식단자, 감단자, 완자떡, 바람떡, 반달떡, 솔방울떡이다.

이 외에도 반죽하여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진 것인데 빈대떡과 전병이 대표적이다. 진달래꽃전, 국화꽃전, 찰수수부꾸미, 장떡, 흰색주악, 대추주악, 은행주악, 치자주악, 찰전병, 메밀전병, 잡곡지짐 등이 있다.
이와 같이 많은 떡은 한국문화에서 조상들의 생활과 함께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절기별로 먹는 떡이 달랐고 굿상의 떡은 증편과 백설기를 가장 높은 신령에게 바친다. 아이의 돌상에는 백설기와 수수떡, 속빈 반달떡이 오른다.

백설기는 재앙을 막고 100살 이상 장수하고 수수떡은 색깔로 귀신을 막아준다고 여겼고 속이 빈 떡은 마음과 궁리(窮理)가 넓어 공부를 잘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혼례와 장례에도 떡은 반드시 사용되었고 이사를 하면 팥시루떡을 마련하여 이웃에게 돌리며 인사를 나누었다. 시집 간 딸이 친정을 다녀갈 때나 시가(媤家)로 다시 돌아갈 때 `이바지 떡'을 보냈었다. 우리사회에서는 ‘떡값’이라며 명절에 떡을 해서 먹으라고 돈을 주고 받는 풍습이 있었다. 아무리 돈이 없더라도 떡을 맞추어 차례상에 올리라는 뜻이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등 떡에 관련된 속담도 많다. 서로 화합하지 못한 집안을 ‘떡 해 먹을 집안’이라고 한다.`떡이 생기나 밥이 생기나'는 아무 실속이 없는 일에 열성을 내는 사람에게 빈정대어 이르는 말이다.

`떡 주무르듯 한다'는 제 마음대로 다룬다는 뜻이다. 떡가래, 떡가루, 떡고물, 떡고추장, 떡국, 떡돌, 떡메, 떡무거리, 떡밥, 떡방아, 떡보, 떡볶이, 떡부엉이, 떡살, 떡심, 떡판 등의 단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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