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는 옷감 재료로 사용'
'삼베는 옷감 재료로 사용'
  • 예천신문
  • 승인 2011.11.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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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 길쌈(1)'

◇ 정 희 융 (전 예천교육장)
●세시풍속 이야기(41)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날가라네 날가라네 삼베 길쌈 못한다고 날가라네’
경남 밀양에 아랑의 전설과 민속풍속의 가사가 애틋하게 녹아 있는 밀양아리랑의 곡조에 변형된 가사를 붙여 부녀자들의 길쌈에 어린 애환을 담은 민요가 있다.

길쌈은 민간에서 수공업(手工業) 적으로 자연 섬유(纖維)를 원료로 하여 피륙을 짜는 일로 한자로는 방적(紡績)이다.

인견(人絹)이나 화학섬유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누에고치, 무명, 삼베가 우리들의 옷감 재료로 사용되었다. 이 가운데 삼(麻)을 원료로 하는 삼베 길쌈은 역사가 오래된 베짜는 방식이다.

삼베는 삼껍질에서 뽑은 실로 짜는 피륙으로 대마포(大麻布) 또는 마포(麻布)라고 한다. 삼베의 유래는 매우 길어 한민족이 한반도로 이주할 때 가지고 온 것으로 짐작되며, 이미 삼국시대의 칠공품이나 금속신발제에도 쓰였다.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삼베의 사용이 기록되어 있고 ‘삼국사기’에도 중추절(추석) 행사로 신라 경주에서 베짜기 경쟁을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보면 한국에서 면(綿)이 일반화되기 전에는 삼베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직(麻織)에 대한 기술은 이미 신라 때부터 크게 발달하여 후대로 오면서 30승포(承布) 40승포 같은 극세포(極細布)가 직조되었고 산지에 따라 북포(北布·함경산) 영포(嶺布·경북산), 강포(江布·강원산)라는 명칭으로 대표되고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안동포(安東布)는 영포에 속한다.

한국에서 특히 우리지방에서 삼베 길쌈이 발달된 것은 풍토상으로 삼을 재배하기에 적당하였고, 섬유를 분리하는 방법에 있어 기술적으로 수증기에 의해 삼을 찌는 증석법(蒸析法)을 썼기 때문이다.

삼베는 섬유가 길고 수분 흡수력이 뛰어나며 수분 증발력도 좋다. 연소(燃燒), 내구성이 강하고 잘 늘어나지 않으며 타 섬유에 비해 강하다.

현재도 여름철의 중의 적삼, 침대 시트, 이불, 요, 수의(壽衣)복으로 많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요즘 대마초(大麻草)하면 마약 성분의 함유로 허가 재배를 하지만 종자는 기름을 짜서 식용으로 한방에서는 약용으로 잎은 마취약 제조에 쓰인다.

섬유의 특성상 삼베는 항독 항균을 내포하고 있어 잡균의 서식이나 근접을 막아주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삼베를 수의로 선호하게 된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나 조상의 시신(屍身)에 삼베 수의를 사용하면 조상의 유골이 황골(黃骨)이 된다고 전해지고 있다.

유럽 지역이나 이집트 미이라를 보면 미이라를 감았던 천이 반드시 삼베나 아마(亞麻)가 이용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섬유의 특성에 물기를 잘 흡수하고 통기성(通氣性)이 다른 섬유에 비해 월등함이 증명되고 있다. 우리가 어릴 때 여름철이면 어머니가 시원하라고 풀을 딱딱하게 먹인 삼베적삼을 입노라면 겨드랑과 목에 마찰이 생겨 피부가 벌겋게 상처가 나는 경험을 자주 하곤 했다.

재래식의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께서는 한약을 약탕기에 다려 약을 짜낼 때 약수건(藥手巾)으로 삼베를 사용하였다.

이는 삼베가 질길뿐만 아니라 양(陽)의 기운이 있어 불순물을 끌어당기는 힘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호에 삼의 파종에서부터 삼베까지의 과정과 보충 설명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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