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고향방문을 마치고… ①
걸어서 고향방문을 마치고… ①
  • 예천신문
  • 승인 2011.12.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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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인 수 ㆍ용궁면 출생 ㆍ전 서울시의원
◇독자투고

서울에서 고향까지의 걸어가는 대장정을 2백20km를 완주하고 나서 나의 작은 소회를 기술해 보고자 한다.

처음 도보여행을 시작할 때 아내에게 나의 이런 계획을 말하고 동참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흔쾌히 승낙해 대단히 고마웠다.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첫째로 고향까지를 8구간( 성남, 광주, 이천, 장호원, 주덕, 충주, 수안보, 문경, 용궁)으로 나누고 매일은 갈수 없으므로 주로 일요일에 한구간씩 가는 것으로 하고 3번국도를 따라서 도보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생업이 있고 무리하게 여행한다면 무릎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그 지역의 특산물과 유적지 자연 환경등을 고찰하고 지역주민들과 정다운대화로 내가 미처 못 느낀 삶의 향기도 맛보기로 하였다.

그동안 우리는 주말마다 등산은 갔지만 도보여행을 3번국도로 가는 것이 생명을 담보할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첫날은 인도가 있는 곳만 따라 걷게 되니 몰랐다. 그 다음 번부터는 인도가 없어 자동차가 다니는 국도의 갓길로 걸어 가게 되니 매우 위험하였다.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고 어떤 신체적 상해보험도 들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나는 할 수 있다는 열정과 믿음이 있고 성취후에 오는 감동도 생각하며 떠나기로 한 것이다.

여행시에 도보로 걷다 보니 인도가 있는 곳이 얼마 되지 않고 시외버스 트럭 자가용, 오토바이 등이 굉음을 내며 과속으로 달려가면서 걸어가는 사람들은 무시하는 같아 대단히 부담을 안고 걸었다.

3번 국도가 예전에는 협소하고 자동차가 적었는데 지금은 도로가 잘 정리되어 자동차들이 80km 이상의 속력으로 달리니 더욱 안전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우리는 걸을 때 주로 안전을 고려하여 차를 마주보며 좌측방향으로 걸었다. 운전자가 우리를 보고 속도를 줄이던가 비켜서 가라는 의미로 볼 수 있고 우리 둘이 50m이상 떨어져가야 안심이 되곤 하였다. 그러다가 인도를 잘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나갈 때면 그곳의 지방자치단체를 칭찬하면서 손을 잡고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걷고 또 걸었다.

여행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육체적 피로가 엄습하였고 어떤 지인은 본전도 못찾는 여행이라는 말과 부인도 생각해야지 혼자의 욕심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고 안전을 생각해 심사숙고하라는 분, 부디 건강을 조심 하라는 분, 우리 부부의 여행에 감명을 받았다는 분 등 격려를 많이 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우리가 처음 시작 때 내 계획에 적극 찬성해준 아내의 마음씨에 다시 한 번 감사한다.

지루한 장마와 태풍 삼복더위 중에도 계획대로 진행한 것을 뒤돌아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고 또 폭염으로 인한 아스팔트의 열기 등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더워 헉헉대고 걸을 때의 고통 갈증 근육통 육체의 피로등 또 땀으로 인한 습진등의 피부병 발바닥은 물집이 생기고 발톱도 죽어가고 걷는 도중 흘린 땀으로 속옷은 모두 젖어 물이 줄줄 흐를 정도이며 얼굴도 까맣게 거을려 엉망이다.

모름지기 도보여행은 나를 버리는 연습이라 생각하며 비록 적은 것부터라도 실천해보려고 생각하고 걷는 도중 나의 생활을 반성하며 걷는다. 또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 할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더욱 힘을 내며 걸었다.

중간에 태풍메아리로 인해 비바람이 심했지만 우리 여행은 돌이킬 수 없는 능선을 지나친 것이라 생각하고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며 목적지를 향해서 그냥 걷다 정 걷기 어려우면 시골 한적한 비닐하우스등에서 잠간 쉬다 걷곤 하였다.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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