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정신이 숨 쉬는 예천
선비정신이 숨 쉬는 예천
  • 예천신문
  • 승인 2012.02.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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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광장

◇ 홍 승 하 (예천읍 동본리)
흑응산 정상에 있는 청하루에 가끔 올라서서 현판에 새겨진 글을 읽어 본다.

현판에는 건립의 취지와 예천의 역사, 지리, 전통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 중에서 선비정신에 대한 글귀도 언급되어 있다.

우리 예천은 조선 유교사회의 핵심지역이었던 곳으로서 향교와 서원, 종택 등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으며 또한 그 정신이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선비는 학문과 인격을 갖춘 조선시대의 지식인이다. 인격의 완성을 위하여 끊임없이 학문에 힘썼으며 세속적인 물질에 연연하지 않고 청빈한 삶을 살았다. 또한 자기수양과 사회참여로 공익추구와 사익을 추구하는 조화로운 삶을 살았다.

유학에서 이상적인 지식인이란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비판적 지성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대의를 위해서는 목슴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는 지조를 갖추고 현실적 이해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을 비판하고 사회발전을 위하여 계몽하고 선도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선비의 필수덕목은 올바른 신념을 굽히지 않는 절개와 사람의 도리인 의리였다.

선비정신은 사군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매화는 겨울의 한파를 이겨내고 잔설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른봄 가장 먼져 꽃을 피우고, 난초는 심산유곡에서도 청초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로 주위를 맑게 한다.

또한 국화는 모든 꽃들이 차가운 가을 서리에 시들어 갈 때에도 늦게까지 꽃을 피우며, 대나무는 엄동설한에도 그 푸르름을 잃지 않고 곧게 자란다. 이렇듯 사군자는 선비를 닮았다하여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선비정신과 관련하여 좋은 소식이 전해진다. 예천군이 지난해에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2년 연속해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은 주민의 복리를 위해서 봉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일반 직업인들과는 마음가짐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공무원에게는 가장 중요한 청렴의 의무가 있다. 예천군의 영광스러운 청렴상 수상은 공무원들의 선비정신 실천의 결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업화 이후에 우리 예천은 타지역에 비해서 인적교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으로서 전통문화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선비정신도 더 많이 계승한 지역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타지역에 비해서 예천다운 정신이 분명히 살아있다고 본다. 다소 주관적이지만 예천 사람들은 개성이 분명하고 의리가 있으며 비판적인 성향이 있고 예의가 바르며 부드러우면서도 강직한 면이 많은 것 같다.

이는 우리가 조상대대로 예천에서 뿌리내려 살아오면서 선비정신을 계승한 결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국가와 민족을 대표하는 정신이 있다면 유럽은 기사도정신이 있고, 미국은 청교도 정신이 있으며, 일본은 무사도정신이 있고, 우리에게는 자랑스런 선비정신이 있다.

선비정신은 전도된 가치를 갖고 혼탁한 물질만능시대를 지혜롭지 못하게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에 특히 필요하다고 본다. 선비정신 실천운동이 역사와 전통의 고장인 우리 예천을 중심으로 물결처럼 퍼져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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