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과 건강기원 풍속 많아
풍년과 건강기원 풍속 많아
  • 예천신문
  • 승인 2012.02.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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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의 세시풍속 ①'

◇ 정 희 융 (전 예천교육장)
●세시풍속이야기(48)

양력으로는 2월이지만 음력으로는 설이 지난 정월(正月)이다. 섣달 그믐부터 설날, 정초, 정월대보름날의 민속행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풍년을 기원하고 건강하며 안락(安樂)한 생활을 바라는 정월의 세시풍속에 대해 이야기 하여 보자.

정월은 한 해의 첫째달이요 원월(元月), 일월(一月), 단월(端月), 맹춘(孟春), 청양(靑陽)이라고도 한다.

정월의 초하루부터 보름까지는 일반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1일부터 12일까지 간지(干支)에 의해 유모일(有毛日)과 무모일(無毛日)로 나눈다. 유모일은 길하고 무모일은 흉하다고 한다.

유모일은 쥐, 소, 호랑이, 토끼, 말, 염소, 원숭이, 닭, 개, 돼지날로 털이 있는 짐승의 날이다. 무모일은 용, 뱀날 뿐이다. 설날이 유모일이면 그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하며 그 중에서도 호랑이 날을 제일 좋게 여긴다.

그리고 간지와 관계없이 정월 1일은 닭날, 2일은 개날, 3일은 염소날, 4일은 돼지날, 5일은 소날, 6일은 말날로 집에서 기르는 동물의 날로 하고, 7일은 사람날(人日)이라 하여 외숙(外宿)하지 않으며, 손님이 오는 것도 꺼린다.

입춘(立春)날 궁중이나 민간에서는 집집마다 대문이나 기둥에 ‘국태민안 가급인족’ ‘춘광선도 길인가’ 등의 춘첩자(春帖子)를 써 붙인다. 이를 주련(柱聯)이라고 한다.

보름 전날 밤에 아이를 키우는 집안에서는 아이의 장수나 건강, 성공을 위해 냇가에 ‘노둣돌’을 놓는다.

여러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징검다리를 쌓음으로서 적선(積善)을 하게 되어 그 복이 자식에게로 되돌아 온다는 믿음에서다.

‘제웅치기’는 남녀의 나이가 직성(直星)이 되면 제웅을 만들어 동구(洞口) 밖에 버림으로서 직성을 풀게 되는데 직성이라 하면 남자는 나이가 11, 20, 29, 38, 47, 56세 때이고 여자의 나이는 10, 19, 28, 37, 46, 55세 때로 액운(厄運)이 낀 해를 말한다.

짚으로 사람처럼 인형을 만들어서 그 속에 쌀이나 돈을 넣어서 제웅 직성이 든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넣은 것을 제웅이라 하는데 보름전날 아이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제웅을 내라고 소리쳐서 안에 들어 있는 쌀이나 돈만 내 가져가고, 제웅은 개천이나 마을 밖의 후미진 곳에 갖다 버린다.

‘복토(福土) 훔치기’는 보름 전날 밤에 가난한 사람이 부잣집 마당이나 뜰의 흙을 몰래 파다가 자기네 집 부뚜막에 바르는 풍속을 말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부잣집의 복(福)이 흙과 함께 그대로 옮겨와 자기도 부자가 된다는 유사 주술(類似呪術)적인 풍속인 것이다.

‘낟가릿대 세우기’는 농가에서 음력 정월 열사흘 날에 긴 소나무 장대 꼭대기에 볏짚단을 묶어 매달고 그곳에 벼, 조, 보리이삭과 종이 꽃이나 팔랑개비를 꽂아두고 아이들이 그 둘레를 돌며 농악을 치고 논다.

추수한 곡식이나 열매를 노적(露積) 하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부럼깨기’는 보름날 아침에 일어나 까서 먹는 호두, 잣, 밤 등을 깨무는 것을 말한다.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라고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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