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 잘 타오르면 그해 농사 풍년
달집 잘 타오르면 그해 농사 풍년
  • 예천신문
  • 승인 2012.03.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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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의 세시풍속 ②'

◇ 정 희 융 (전 예천교육장)
● 세시풍속이야기(49)

일년 열 두 달 가운데 한 해가 처음 시작 되는 정월 달에는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 을 점치고 그 해의 풍농(豊農)을 바라며 무사안일(無事安逸)과 만사형통(萬事亨通)을 기원하는 풍속이 많이 있었다.

복조리 풍속은 섣달 그믐 날 밤 자정이 지나서 조리를 방이나 부엌에 걸어두는 풍습이다.

섣달 그믐날 복조리 장소가 돌아다니면 각 가정에서는 남보다 먼저 사야 복이 오고 삼재(三災)를 막는다하여 1년 동안 사용할 양 만큼 사서 사용한다.

삼재 막는 법은 남녀의 나이가 삼재(수재, 풍재, 화재)를 당하면 이를 면하기 위해 삼재 면법을 쓴다. 설날 아침에 세 마리의 매를 그려 문설주에 붙이는 것이다.

태어난 해가 간지(干支)로 사(巳) 유(酉) 축(丑)이 든 사람은 해(亥) 자(子) 축(丑)이 되는 해에, 신(申) 자(子) 진(辰)에 태어난 사람은 인(寅) 묘(卯) 진(辰)이 되는 해에, 해(亥) 묘(卯) 미(未)에 태어난 사람은 사(巳) 오(午) 미(未)가 되는 해에, 인(寅) 오(午) 술(戌)에 태어난 사람은 신(申) 유(酉) 술(戌)이 되는 해에 삼재가 든다. 따라서 사람은 9년마다 삼재를 당하게 된다.

‘달집 태우기’는 농악대들이 집집이 마당 밟이를 해주고 짚을 얻어 오거나 또는 각자가 나무나 솔잎 등을 가져와 언덕이나 산에 쌓고 달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을 지핀다.

달집이 잘 타오르면 그 해 농사가 풍년이 들고 타다가 꺼진다거나 불길이 약하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풍요(豊饒)의 원리인 달(月)과 신성한 불(火)을 결합시켜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금년 우리 예천 한천체육공원에서도 달집태우기 행사를 하였다.

‘귀밝이술(耳明酒)의 풍습은 동국세시기에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라고 했다.
보름날 아침 일찍 술을 한 잔 마시면 귀가 밝아질 뿐만 아니라 1년 동안 좋은 소식만 듣게 된다고 하여 여자도 마신다.

‘더위 팔기’란 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급히 불러 대답을 하면 ‘내 더위’라고 외쳐 더위를 판다. 그러면 여름철에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호명(呼名)을 받은 사람이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먼저 ‘내 더위 사가라’라고 응수하면 팔려던 사람이 오히려 더위를 사게 된다고 한다.

‘진채식(陳菜食)’이란 보름에 호박말림, 피마자잎, 무말림, 고사리, 가지나물, 버섯, 더덕, 도라지, 외고지, 감자순 등 여름에 말려둔 나물을 삶아 먹는 것을 이른다. 이날 보름 나물을 먹으면 일년 내 더위도 안 타고 병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백가반(百家飯)’은 몸이 허약한 아이는 정월 보름날 백(百)집의 밥을 빌어다 절구를 타고 개와 마주 앉아 한 숟갈 먹이고 자기도 한 숟갈 먹으면 몸이 강해진다고 했다.

‘개보름쇠기’는 보름날 개에게 밥을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밥을 먹이면 여름에 파리가 끓고 부스럼이 생겨 개가 마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소여물주기’ ‘줄다리기’ ‘기세배(旗歲拜)’ ‘지신밟기’ ‘샘물대기’ ‘횃불싸움’ ‘쥐불놀이’ ‘뱀치기’ 등 많은 풍속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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