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모르는 달'
'귀신도 모르는 달'
  • 예천신문
  • 승인 2012.06.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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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달'

◇ 정 희 융 (예천문화원장)
●세시풍속이야기(53)

올해 2012년 임진년(壬辰年)은 윤달(閏一)이 드는 해이다. 윤달은 윤년에 드는 달, 또는 윤일이 든 달을 말한다. 태음력(太陰曆)에서는 평년보다 한 달을 더하여 윤달을 만들고 태양력(太陽曆)에서는 2월이 평년보다 하루가 많게 한다.

태음력은 달이 만월(滿月)에서 만월까지의 29.53059일을 기초로 하여 만든 역법으로 1년을 12월로 하고 작은 달을 29일, 큰 달을 30일로 한다.

주로 고대 이슬람권에서 사용되었으며 줄여서 음력이라 하고 양력에 대하는 말이다. 과거에는 생일, 제삿날, 명절, 절기, 농사 등에 주로 사용하여 왔다.

윤달을 흔히 ‘송장을 거꾸로 매달아놓아도 탈이 없다’고 표현한다. 윤달에는 그만큼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는 사람들은 윤달에 서둘러 수의(壽衣)를 마련한다.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좋다는 것이다. 또 윤달에는 조상들의 묘(墓)를 옮기는 집들이 많다.

묘는 잘못 건드리면 동티가 나는 법인데 윤달에는 탈이 없다는 것이다. 즉 윤달은 ‘귀신도 모르는 달’이라고 하여서 귀신(鬼神)이 모르기 때문에 해도 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그런데 ‘윤달에 결혼을 하면 안 된다’는 말 때문에 결혼 관련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웨딩업체 가구업체 등이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다고 한다.

올 해 윤달은 하필이면 결혼성수기와 날짜가 딱 맞고 사람들은 윤달을 피하기 위해 혼삿날을 잡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음력은 1년이 365일이 아닌 364일이다. 그래서 일년마다 기일이 부족한데 약 3년만에 한번씩, 19년에 7번의 윤달로 채워나가야 한다.

이 윤달을 우리는 흔히 ‘남는 달’ 혹은 ‘여벌 달’ ‘공달’이라고 불러 여벌 달에 경사스러운 혼사를 하면 ‘귀신도 모르는 달’이라 하여 돌아가신 조상들의 음덕(陰德)을 받을 수 없다는 뜻에서 유래된다.

참 이해 하기 힘든 속설이다. 그래도 나는 5월 13일(윤 3. 23) 주례를 섰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예로부터 윤달은 모든 일에 부정이 안타거나 액(厄)이 끼이지 않는 달로 인식이 되었다.

윤달은 ‘귀신이 없는 달’이라고도 하는데 결혼하기에도 좋고, 이사나 집고치기를 하여도 무방하고 개화장(묘를 옮겨 화장 후 처리하는 장례) 하여도 된다고 하여 모든 일에 꺼릴 게 없다는 달이라고 하였다.

전설에 의하면 일년 열 두 달은 각 달마다 해당 달을 관장하는 12 귀신이 있지만 13번째인 달인 윤달은 공짜달이라 하여 이를 다스리는 귀신이 없어 하늘과 땅의 모든 신들이 사람에 대한 감시(監視)를 쉬는 시간이라는 의미로, 윤달에는 불경(不敬)스러운 행동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있으며 모든 일에 부정을 타거나 액운이 끼지 않는다고 하였다.

‘윤달 만난 황양목(黃楊木)’이란 속담도 있다. 황양목 또는 회양목 도장나무는 윤년에 한치씩 줄어 든다는 전설에서 일이 매우 더딤을 이르거나 ‘키 작은 사람’을 농조로 이른 말이다.

윤년(閏年)은 양력 29일까지 있는 해를 말한다. 양력 1년은 365.2422일이므로 일년의 길이가 365일이라고 변함이 없다면 실제보다 0.2422일 짧아지므로 4년 마다 2월 29일로 하고 4년 간의 연평균 일수를 365.25일로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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