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실리브리 국제 민속축전 초청공연을 다녀와서
터키 실리브리 국제 민속축전 초청공연을 다녀와서
  • 예천신문
  • 승인 2012.07.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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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브리시 퍼레이드.
◇ 강원희 (예천통명농요보존회장)
7월 10일. 5시 30분에 산과 들 하늘의 배웅을 받으며 유럽의 첫 해외공연을 위해 예천에서 출발했다. 중간기착지인 모스크바를 거쳐 터키에 11일 새벽 도착, 잠깐 눈을 붙이고 터키 식 아침 식사를 했다. 그런데 나온 음식이 왜 그리 짠지, 우리들 대표 음식 ‘짠지’는 싱거운 편일 정도여서 안내원에게 다음부턴 소금이 덜 가미된 식사를 부탁했다.

7월 11일. 오전에 이스탄불 시내 중심지인 해상 선상 관광과 배 위에서 각국의 팀들과 맛보기 공연을 하면서, 바다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돌고래들의 여유를 구경했다. 오후에 환영 만찬과 공연준비 중에 호텔 로비에서 예천읍 지내리가 고향이고 포항시에 거주한다는 한 가족을 만나 주최 측의 배려로 이날 환영 만찬과 함께 공연장까지 동행해 공연을 관람했다.

이번 축제의 주된 내용은 제51회 실리브리 요구르트 축제로 1930년대에 요구르트를 생산하면서 지역특산품으로 자리 잡게 된 요구르트를 국외에 알리고, 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축제를 해왔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토기에 담아 발효된 요구르트가 최고 수준임이 입증되면서 요구르트산업이 지역산업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해외초청 팀으로는 미국, 벨기에, 불가리아, 대한민국, 남사이프러스,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러시아, 세르비아 9개 팀과 터키 본국 4개 공연 팀으로 모두 13개 공연 팀이 참가하여 4일 동안 자국의 전통 민속 문화를 뽐내고 다른 나라의 민속 문화를 접해보는 자리가 되었으며, 각국의 보이지 않는 문화 외교 사절단의 각축장이 되었다.

▲ 환영 연과 첫날 공연 후 실리브리 시장과 함께 기념사진.
대한민국을 소개할 땐 2013년도엔 경상북도와 이스탄불 시의 공동주최로 경주세계문화 엑스포를 공동개최하기로 했다는 소개를 받을 땐 우리의 문화를 한껏 뽐내는 자리를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실리브리 시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각자 나라의 민속품으로 선물교환을 했다.

7월 12일. 실리브리 요구르트 축제의 주된 행사인 거리공연과 주 무대공연 준비 중에 주 이스탄불 영사관 정은경 문화 담당관에게 연락이 왔다. 정 담당관은 어떤 경로로 왔느냐며 영사관에서는 이번 방문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것이었다.(그러고 보니 어제 초청 측의 환영만찬장에 태극기와 터키국기가 나란히 있었는데 태극기를 잘못 다는 실수가 있었다.)

▲ 호텔앞에서 정은경 영사 문화담당관과 함께 기념촬영.
정 담당관은 시내 곳곳에 태극기가 달린 것을 보고 터키외무부 측에 확인해서 우리 예천통명농요가 온 것을 알고 김밥까지 준비해 승용차로 2시간 30분 거리를 마다 않고 가족과 함께 찾아왔다.

그냥 지나치고 모른척해도 누구 하나 나무라지 않을 텐데 진정한 외교관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분 같았고,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보살핌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특히 손수 말아서 가져온 김밥은 터키음식이 익숙지 않은 우리로서는 그야말로 꿀맛, 그 이상 표현할 말이 없었다.

오후 5시부터 요구르트 동상제막식과 함께 실리브리 시청에서 주 공연장까지 퍼레이드와 주 무대공연에 중에 우리의 공연을 본 시민의 반응은 최고였다. 동양의 조그마한 나라, 40세에서 8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루어진 공연 팀이라는 안내에 많은 관람객의 갈채가 이어졌고 저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등 감동의 도가니였다.

더욱이 우리 공연 팀에게 큰 힘이 된 정은경 문화담당과 그 가족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해준데 대해서는 지면을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공연이 끝난 후 요구르트 먹기 대회(큰 그릇에 요구르트를 담고 그 안에 금반지를 넣은 후 손을 쓰지 않고 입으로 찾는 게임) 때 이상휴 예능보유자께서 금반지를 찾아내었을 땐 각국 공연단과 2만여 명의 관람객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7월 13일. 주 무대공연을 떠나 소규모 야외공연장을 찾아 대한민국과 러시아, 터키 3개국 공연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어울려 연희자와 관중이 어울리는 공연은 이방인에겐 새로운 한국의 문화를 느끼게 했을 것이다.

7월 14일. 어제와 같이 주 무대공연을 떠나 또 다른 야외공연장에선 이미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이 모여 들었다. 한국전쟁이 있었던 나라, 터키군인들이 참전해서 자유를 지켜 준 나라에서 온 것을 알고 있는 그들 중에는 자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음을 피부로 느끼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우리와 함께 흥과 정을 나누며 피를 같이 흘린 형제의 나라임을 일깨우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저녁 폐막식에서 9개국 공연단 및 터키 자국공연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땐 우리의 복장(삼베로 된 한복)을 보곤 ‘몽두리춤’과 태평소 연주 흉내를 내며 엄지손가락을 연신 치켜세우고 저마다 원더풀을 연발하면서 어느 때 보다 아쉬운 작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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