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반 넘기는 첫 달'
'1년의 반 넘기는 첫 달'
  • 예천신문
  • 승인 2012.09.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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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세시풍속'

◇ 정 희 융 (예천문화원장)
● 세시풍속이야기(58)

음력 7월은 가을이 시작되는 달이다. 한 해의 일곱째 달이요 1년의 반을 넘기는 첫 달이다.

입추 지난 뒤의 더위인 잔서(殘暑)와 노염(老炎)이 올해처럼 기승을 부리기도 하고 24절기로는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處暑)와 풀잎에 굵은 이슬이 맺히는 백로(白露)가 들어 있는 달이기도 하다. 중요 풍속으로는 뭐니뭐니해도 칠석(七夕)이다. 음력 7월 7일을 말한다.

하늘에 있는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사랑하다가 1년에 한 번 칠월칠석에 까치와 까마귀가 놓아준 오작교(烏鵲橋)를 통해 만난다고 하는 전설이 있은 날이다. 요즈음 ‘연인의 날’로 정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날은 또한 칠성(七星)이 내려오는 날로 칠성단을 모셔놓고 제물을 차린 뒤 자손들의 명(命)과 복(福)을 비는 칠성제(七星祭)를 지낸다. 칠성은 사람의 수명을 비롯한 인사 만반의 영력(靈力)을 가졌으므로 칠성에 치성(致誠)하면 소원을 성취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칠성은 칠원성군(七元星君)의 준말로 불교에서 북두(北斗)의 일곱 성군(星君)을 이르는 말이다. 북두칠성은 국자모양의 첫별인 탐랑(貪狼)부터 거문(巨門) 녹존(祿存) 문곡(文曲) 염정(廉貞) 무곡(武曲) 일곱째별(자루부분의 첫째 별)인 파군성(破軍星)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즈음은 불교 신자들의 경우 사찰의 칠성각(七星閣) 에 가서 자식들의 명복을 비는 칠석불공(七夕佛供)을 드리기도 하지만 농촌에서는 어머님이 간단한 부침개로 만들고 정화수(井華水) 한그릇을 떠서 장독대에 올려놓고 양쪽에 촛불을 켜고 절을 하며 자식들의 평안을 비는 ‘칠성맞이’를 하기도 한다.

칠석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걸교(乞巧)이다. 걸교란 칠석날 저녁에 부녀자들이 견우 직녀에게 길쌈과 바느질을 잘해 달라고 비는 일이다. 직녀의 길쌈 재주를 나누어 달라는 뜻이다. 다음 7월의 명일(名日)은 백중(百中)이다. 음력 7월 보름날이다.

백중이란 말은 계절적으로 채소나 과일이 많이 나오고 백가지 곡식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는 뜻이라 한다.

민관(民官) 모두 조상과 천신에게 제사 올리고 ‘백중놀이’라 하여 농사에 시달렸던 모든 사람들이 흥겹게 놀기도 하였다. ‘칠월 장마는 꾸어서 해도 된다’ 7월에는 으레 장마가 있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7월 더부살이가 주인 마누라 속곳 걱정한다’라는 속담도 있다.

아무 관계 없는 일에 주제 넘게 걱정한다는 말이다.

세세풍속과는 관계 없지마는 7월엔 꼭 태풍(颱風)이 온다. 이번에 ‘볼라벤’과 ‘덴빈’의 연속 태풍으로 서해안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태풍 바람에도 등급이 있다. 풍력(風力)의 계급이다.
풍속에 따라 구분 한단다.

평온하고 연기가 똑바로 위로 올라간다. 1급부터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건들바람, 흔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센바람, 노대바람, 왕바람. 마지막으로 싹쓸바람으로 풍속이 32.7m 이상이다. 며칠 전 두 태풍은 싹쓸바람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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