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짇날, 단오는 고유의 명절'
'삼짇날, 단오는 고유의 명절'
  • 예천신문
  • 승인 2012.11.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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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세시 풍속'

◇ 정 희 융 (예천문화원장)
● 세시풍속이야기(62)

우리나라에는 옛날부터 계절에 따른 세시풍속이 전해내려 왔다. 특히 홀수가 두 번 겹치는 달(月)과 날(日)은 양수가 두 번 겹치기 때문에 복이 들어 온다고 해서 명절로 지냈다.

음력 3월 3일은 삼짇날, 5월 5일은 단오절, 7월 7일은 칠석, 9월 9일은 중양절이다.

삼짇날과 단오는 우리나라 고유한 명절인 반면 중양절은 중국에서 유래된 명절이다. 숫자 9는 숫자 중에서 가장 큰 수이기 때문에 장수를 으미하기도 하고 실제로 중국에서 장수(長壽)를 뜻하는 구(久)와 발음이 같아서 중국 사람들이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날이다.

9월의 세시 풍속 중 중양절은 일명 중구(重九)라고도 하는데 음력 9월 9일에 행하는 제사로서 추석에 햇곡식이 나지 않는 우리 예천 지역에서는 중구일에 햇곡식을 올려 차례를 지낸다.

만약 햇곡식이 익지 않았으면 덜 익은 벼를 베어 수수대로 훑은 후에 불 땐 솥뚜껑에 말려서 도정한 후 제사를 지냈다.

먹을 것이 없던 어려운 시절에도 중구절 차례에는 반드시 메를 올려야 했다.

“9월은 늦가을로 24절기 중 한로(寒露)와 상강(霜降)이 드는 달이다. 3월 삼짇날에 찾아왔던 제비는 돌아가고 떼기러기 찾아온다. 푸른 하늘 높은 구름 찬이슬 재촉하고 온 산의 단풍잎은 만산홍록(滿山紅綠)이다.

울밑의 황국화(黃菊花)는 가을빛을 자랑하고 9월 9일 좋은 날에 꽃지짐 먹어가며 조상 은혜 잊지 않고 성묘하며 효도한다. 경치는 좋다하나 추수가 시급하다. 들마당 집마당에 탈곡기구 차려 두고 물논은 베어 깔고 마른 논벼 곧 두들겨 오만(五萬)벼를 챙겨놓는다.

들에는 조, 수수더미, 집에는 팥, 콩가리 벼타작 마친 후에 틈날 때 두드린다. 여러 가지 조들과 가지각색 콩들은 이삭으로 먼저 잘라 훗날 종자 따로 마련한다. 젊은 남정네는 태질하고 여인들은 낫질한다.
 

아이는 소 몰리고 늙은이는 섬(멱서리) 만들며 이웃집과 힘을 합쳐 제일 하듯 한다.
타작 후에 낟알 추스리고 짚널기와 키질하기, 한편으로 면화(棉花) 틀기 씨아 소리 요란하다. 틀 차려 기름 짜고 이웃끼리 힘 합쳐서 등잔기름 하려니와 음식도 맛이 절로 난다.

밤에는 방아찧어 밥쌀을 장만하고 찬서리 긴긴 밤에 우는 아기 돌 볼 겨를도 없다. 타작 점심 준비 하니 닭고기와 막걸리라. 새우젓과 계란 찌개 반찬으로 차려 놓고 한가을 흔할 적에 길손도 청(請)하여 함께 배불린다.

한동네 이웃하여 한들판에 농사 지으니 수고도 나눠하고 없는 것도 서로 도와 좋은 때 만났으니 즐기기도 같이 한다. 아무리 일 많아도 부림소(農牛)를 보살펴 조, 피, 볏짚 먹여 살을 찌워 그의 공로(功勞) 갚으리라”

위에 열거한 조상들의 농촌풍경은 `농가월령가' 9월 편에 나오는 세시 풍습들이다. 농촌냄새가 절로 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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