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전 어른들께 세배 드려'
'차례 전 어른들께 세배 드려'
  • 예천신문
  • 승인 2013.02.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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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 세시풍속

◇ 정 희 융 (예천문화원장)

● 세시풍속 이야기(71)

음력 정월 초하룻날을 우리는 설날이라 하여 공휴일(休日)로 정하고 차례(休日)를 지내기 전에 집안의 어른께 세배(歲拜)를 드린다.

세배를 받은 어른들은 각자에 맞는 덕담(德談)을 해 준다.

친척 간 세배, 마을 세배는 초닷새까지 이어져 죽은 조상 보다 산 조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차례에 앞서 세배를 드린다.

정월의 세시풍속은 이미 언급하였지만 우리 지방의 정초의 세시 풍속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복조리: 정초에 복조리를 걸어두면 복(福)이 온다. 복조리 장사가 마을에 들어오거나 마을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새벽에 던져 놓으면 복조리를 구입한다.

◆토정비결·신수( ) 개리기: 정초에 1년의 신수를 점치기 위해 토정비결(土亭秘訣)을 본다.
신수가 좋지 않으면 점쟁이가 일러주는 대로 양밥을 하는데 이를 `신수 개린다'라고 한다.
콩이나 팥 등의 오곡을 볶아서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도 하고 삼재(三災)가 든 사람은 절에 가서 삼재풀이를 한다.
또 명태에 생기(生氣)를 적은 종이를 달고 이를 실로 일곱 매듭을 묶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에 묻어두기도 한다.

◆성주풀이·지신밟기·걸립: 동네 청년들로 구성된 풍장패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성주풀이를 한다.
집안 곳곳 돌아다니며 풍물을 치고 지신(地神)을 밟아주면 집주인은 쌀을 양푼에 담아 기다리고 있다가 흥이 나면 쌀 위에 돈도 얹어준다. 보통 동신, 우물, 부엌 등에 먼저 지신을 밟고 집집마다 돌아다닌다.
마을 전체를 돌아다니면 걸립(乞粒)한 쌀이나 돈이 많이 걷혀지는데 이를 기금으로 동고사(洞告祀)를 지낸다.
보통 성주 앞에서 성주풀이 우물 앞에서 용왕풀이 부엌 안에서 조왕(竈王) 풀이를 한다고 한다. 성주풀이를 다른 말로 지신밟기 혹은 걸립이라고도 한다.

◆쥐날(子日): 정월 첫 쥐날에 바느질 하면 생손을 앓는다고 금한다.

◆소날(牛日): 첫 소날에 칼질하면 `소가 연장 다친다'고 하여 칼질을 않고 칼질할 일이 있으면 그 전 날 미리 해 둔다. 소나 바람이 불면 하지 무렵에 바람이 불고 소밥을 잘 챙겨주기 때문에 `소 생일'이라고도 한다.

◆토끼날(卯日): 첫 토끼 날 여자가 남의 집에 먼저 들어가면 재수 없다.
그래서 남자 아이를 앞세워 남의 집 출입을 한다.

◆용날(龍日): 첫 용날 칼질, 바느질을 금한다. 피마자 잎사귀로 `용쌈'을 싸서 먹는다.
냇가에 가서 자식 치성을 드린다.

◆뱀날(巳日): 첫 뱀날 뱀치기를 한다. 묵은 새끼줄을 작대기에 매단 후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뱀치자, 뱀치자'하며 뱀을 쳐 내는 시늉을 한다. 긴 것을 만지면 뱀이 들어온다 하여 금했다.

◆말날(馬日): 장(醬)을 담거나 떡을 해 먹는다.

◆닭날(酉日): 여자가 남의 집에 일찍 가는 것을 삼가하고 장을 담근다.

◆돼지날(亥日): 돼지 날 바느질을 하면 두더지가 논둑에 구멍을 뚫는다.
죽을 끓여 먹으면 논물이 빠져 나간다. 돼지날 장을 담그면 돼지가 꿀꿀거리기 때문에 장맛이 꿀맛이라고 한다. 정월 대보름 전까지 정초의 행사는 이 외에도 많이 있으나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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