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ㆍ안동 통합 결사반대 현수막을 보며
예천ㆍ안동 통합 결사반대 현수막을 보며
  • 예천신문
  • 승인 2013.04.04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행인 칼럼

◇ 김도영 예천신문사 대표ㆍ발행인
예천·안동 통합 결사반대. 시내 곳곳에 붙은 각종 단체들의 핏빛 현수막이 봄바람에 나부낀다. 전쟁을 앞둔 병사들 처럼 결사항전의 의지가 엿보인다.


1천년의 역사를 가진 예천과 안동 두 지역간 통폐합, 유동인구가 적고 지역민 상호간 유대감이 강한 우리 지역의 특성상 쉽게 받아들일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도청유치로 찬란한 미래를 꿈꾸던 지역민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다. 그러나 만약 정부의 주도로 강제 통폐합이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인구 약 4만 6천명과 약 17만명, 우리 지역과 비교해 총면적이 2.5배가 넘는 안동과의 통폐합은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해도 분명 희망적이지는 않다.


또한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교육 등 어느 한 분야에서도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제 통폐합이 된다면 경제인구가 안동으로 이동하는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어 우리 지역은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도청 이전지에 접해 있다는 이유 하나로 주민의 의사없이 두 지역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 지역주민이 주인인 지방자치제에 어긋나는 일이므로 지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


지역 실정을 무시한 채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강제통폐합은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지방자치제에 역행하며, 지역여건과도 맞지 않는 일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일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조용한 지난 정부의 망녕인 예천·안동 강제통합 논의에 대해 반대운동을 펼치는 것은 쓸데없는 걱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가 올 것을 대비해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알음알음 들리는 통폐합 찬성에 대한 여론도 겸허히 수용하고, 왜! 결사반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통해 주민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 장기적 경기침체와 선거로 인한 휴유증으로 발생한 갈등과 반목에 발목이 잡혀 하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예천·안동 통폐합은 분명 위기다. 하지만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우리는 그동안 고질적이던 소통과 화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모든 문제에는 득과 실이 공존한다. 열린 마음으로 그러나 예천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누구를 원망하기 보다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며, 겸허한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간다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며, 지금보다 훨씬 살기좋은 예천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예천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길은 이제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