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사// 축범 이두호 형을 애도함
추도사// 축범 이두호 형을 애도함
  • 예천신문
  • 승인 2013.10.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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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송 siner402@hanmail.net

축범 이두호 형을 애도함
                             < 만송 siner402@hanmail.net>

너무나 긴 투병생활에서 삶의 고통과 비애를 무던히도 견뎌오다가 천고마비의 화창한 좋은 가을날 형의 마지막 떠나는 가는 길을 밝게 배웅하는 듯 따스한 햇볕마저 유난히도 맑고 깨끗하구려. 그간의 병고를 털어버리고 아픔이 없는 땅에서 편히 쉬시구려.

만년에 고달픈 삶의 짐을 덜어보려고 불교식으로 아호도 축범(竺梵)이라고 명명하고 즐거이 애용하면서 불러주기를 원했던 형이 아니었소.

축범 형, 생자필멸 회자정리라는 거역할 수 없는 철칙을 되새기며 백수를 구가한다는 장수시대에 망구(望九)도 되지 못한 초노(初老)의 나이에 먼저 보내는 알량한 속정의 아쉬움을 저버릴 수가 없소. 또한 형을 애도하는 아픔이면서도 누구나 예외가 될 수 없는 서열의 앞당김을 숨길수가 없구려.

평소 형의 탐구적인 열정과 강직한 성품은 거리낌 없이 나아갈 수 있는 순탄한 형의 갈 길이었음에도 불의에 닥친 병마는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불가항력적인 장애물이 되고 말았소.

오래 전부터 모임에서도 볼수 없는 형에게 쾌유를 빌었을 뿐이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제야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덧없을 따름이오.

불교를 굳게 믿고 있는 형에게 드릴 말씀은 왕생극락하라는 간절한 기도의 말씀뿐이라오.
형의 고향사랑과 불교에 대한 독실함은 극진하였다고 생각하오. 고향 회룡포 언덕에 암자를 일찍이 지어놓고 불교에 귀의하고자하는 갸륵한 마음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채 떠나고 말았구려.

한 생애는 마감하였지만 극락세계라는 또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생의 시작을 고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오. 부디 왕생극락하소서.

공수래공수거요 세상사 뜬구름 같은데 그곳 저승 땅 인심은 어떤지 살펴보시고 곧이어 뒤따라가는 친우를 위해 원룸이나 하나 구해두구려. 부탁의 말씀이오. 축범 이두호 형, 명복을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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