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 씨 신춘문예 당선
이윤정 씨 신춘문예 당선
  • 예천신문
  • 승인 2016.01.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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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면 출생 정용정 씨 부인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든든한 반석이 되어준 용정씨, 가장 냉정한 평론가 민희, 지중해 하늘을 날면서 뜨거운 용기를 보내준 서윤, 눈빛만 봐도 마음 읽어주는 준호, 그리고 친구들. 두 눈으로 마주친 세상 모든 인연들과 오늘의 이 기쁨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개포면 태생의 정용정(대창고 22회·수원시) 씨의 부인 이윤정(55·대구 출생) 씨가 2016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이씨는 시 '모자는 우산을 써 본 적이 없다' 외 4편을 응모, '타크나 흰 구름'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시영, 최동호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이씨의 작품 가운데 새로운 출발을 약속하는 '타크나 흰 구름'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며 "오랜 시적 연마가 느껴지는 다른 시편들의 안정감도 결정에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타크나 흰 구름<당선작>

타크나 흰 구름에는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이 있다
배웅이 있고 마중이 있고
웅크린 사람과 가방 든 남자의 기차역 전광판이 있다
전광판엔 출발보다 도착이, 받침 빠진 말이
받침 없는 말에는 돌아오지 않는 얼굴이 있다가 사라진다

흰 구름에는 뿌리 내리지 못한 것들의
처음과 끝이 연결되어
자정을 향해 흩어지는 구두들
구두를 따라가는 눈 속에는 방이 드러나고
방에는 따뜻한 아랫목, 아랫목에는 아이들 웃음소리
몰래 흘리는 눈물과 뜨거운 맹세가 흐른다

지금 바라보는 저 타크나 흰 구름은 출구와 입구가 함께 있다
모자 쓴 노인과 의자를 잠재우는 형광등 불빛
그 아래 휴지통에 날짜 지난 기차표가 버려져 있다

내일로 가는 우리들 그리움도 잠 못 들어
나무와 새소리, 새벽의 눈부신 햇살이 반짝이고
어제의 너와 내일의 내가 손을 잡고 있다
새로운 출발이 나의 타크나에서 돌아오고 있다

우린 흘러간 다음에 서로 흔적을 지워주는 사이라서
지우지 않아도 지워지는 얼굴로
지워져도 서로 알아보는 눈으로
뭉치고 흩어지고 떠돌다 그렇게 너의 일기에서 다시 만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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