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패거리 정치가 유효한가
아직도 패거리 정치가 유효한가
  • 예천신문
  • 승인 2016.01.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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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 대 ㆍ변호사 ㆍ예천읍 출생 ㆍ대창고 22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 시민으로서 정치와는 인연이 없이 살아간다.

 그런데도 정치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매일 보고 듣는다.

 아니 매일 보고 들을 수밖에 없다.

 뉴스라는 이름으로 매일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에 관한 뉴스라는 것이 무엇인가.

 매일 보고 들어야 할 만큼 중요한가. 그렇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최근 정치 뉴스를 보면 우리 정치의 민낯이 확연히 드러난다. 변함없이 내 편과 네 편을 구분하고 상대편을 비난하고 패거리를 짓는다.

 대통령, 국회, 여당, 야당, 진박, 친박, 비박, 친노, 반노, 비노,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패거리로 뭉치고 끌어 들인다.

 과거 군사독재정권 아래서는 뭉쳐야 산다는 말이 생존 방법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암울한 시대에 엄혹한 독재에 홀로 저항한다는 것은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다.

 서로 믿을 수 있는 사람끼리 결속하고 의지해야 했다. 핍박받는 자의 처지에 놓여 있을수록 똘똘 뭉쳐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투쟁사에 야당과 운동권의 계보가 이를 나타낸다.

 그것은 아마 왕조시대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왕의 변덕과 살수(殺手)에 대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붕당(朋黨)이나 당파(黨派)와 같이 패거리를 지어 집단적으로 세력을 짓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도 패거리 정치가 유효한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현재의 정치에서 패거리 정치는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유해(有害)하다.

 적어도 이제 패거리 정치는 조폭처럼 보스를 중심으로 집단적인 사익을 추구하고 행패를 유지하는 데만 유효한 방식이 되었다.

 패거리 정치는 신념에 따른 정치와 다르다. 신념은 패거리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이 조직 저 조직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패거리를 신봉하는 정치인은 그가 신념과는 상관없이 특정하고도 부분적인 파벌의 이익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라는 것만을 보여줄 뿐이다.

 우리 정치제도의 모델인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링컨은 바로 패거리 정치를 벗어나 신념의 정치, 포용의 정치, 전체를 위한 정치를 한 인물이다.

 그로부터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계파의 보스가 아니라 뛰어난 인물이 언제든지 정치지도자나 대통령까지도 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며 지방분권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치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계파 유지나 계파 관리능력이 아니라 능력과 경험과 신념이다.

 우리 정치에 있어서 패거리나 계보는 사고나 신념의 차이를 말하지 않는다. 이 나라의 생존과 발전에 대한 인식과 방법에 있어서 그렇게 많이 차이날 것이 무엇 있는가.

 패거리나 계파의 보스를 과연 신념의 정치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가.

 나는 지금의 계파가 자신의 이익과 지위를 주는 우두머리를 추종하는 무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계파 정치의 목적은 무엇보다 자신을 충실하게 따르는 자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세력화하는 것이며 결국 계파 정치는 후각이 발달한 자들이 먹이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누군가 던져주는 먹이를 먹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 서는 정치인은 귀하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열려 있으며 이해를 넓히고 신념을 지키고 부분보다 전체를 지향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믿고 현재보다 미래를 여는 정치인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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