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번호: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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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천신문
  • 승인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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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 : 삼 포
호수번호 : 6036
내용 : 가슴팍에서 빠져나간 계집아이
배를 밀어 바다로 나가는 소리
첨벙 철썩 마치 파도소리 같다.

-애야 돌아와, 그건 별이 아니라
오징어잡이 배 불빛이란다.

삼포엔 사람 사는 모양이 풀씨 같다.
풀씨처럼 다닥다닥 뿌리내리고
억세게 살아가는 이 비탈마다

낮보다 환한 알전구 아래서 술잔을 기울이거나
야바위놀음에 동전을 탕진한 사람들
저네들에게 고요는 공포인가 음악소리 하늘 높고
품바 한 마당에 만취해 상추처럼 푸르러진다.
삶은 저토록 거나한 취기에서 밝아지는데

가슴팍에서 빠져나간 계집엔 풀과 꽃이 주인인
별이 있을 거라고 멀리 수평선 너머
뭉게구름 속을 뒤지고 있다.

<한내글모임 회원,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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