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의 교훈
잡초의 교훈
  • 예천신문
  • 승인 2016.08.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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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득 회장   개포면 출생   부산항만산업협회장
    요즘 금수저,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태어나면서부터 신분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봉건주의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천부적인 신분제도가 21세기 현대에서도 버젓이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며 참으로 슬프고 우울한 생각이 든다.

 점점 양극화는 심화되어 가고, 청년 실업률은 높아만 가고, 부모의 재력이 자식들에게 대물림되고,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새로운 신분 계급이 만들어 지고,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유명 경제연구소에서 국가별로 30대 기업에 대한 자수성가 비율을 발표하였다.

 우선 동양권 국가들만 비교해 보더라도 중국 87%, 일본 73%, 대만 53%, 필리핀 53%, 인도네시아 47%, 한국 23%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자수성가 비율이 우리나라 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국가들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성공하기가 매우 어려운 나라라는 뜻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수많은 외침을 받았고, 좁은 영토에다 자원까지 부족하여 늘 어렵고 가난하게 살아온 아픔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자식들에게만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정서가 유독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낮은 수치다.

 오늘날, 선진국을 선정하는 지표로서 크게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척도로 삼고 있는데, 선진국일수록 법, 세제, 사회 환원, 기부문화, 가치관 등 사회구조상 부를 대물림하는 비율이 낮고, 자수성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세계 2차 대전 후 독립을 이룬 국가 중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로 신흥개발도상국 들의 롤 모델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불합리한 일들이 많음을 보며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압축과 고도성장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어야 했던 불합리한 점들과 오류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법, 세제, 교육, 문화 등 제도개혁을 통한 양극화 해소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자기 스스로의 노력과 도전으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세계경제 연구소가 발표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국가제도나 사회구조상 자수성가가 매우 힘든 나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기업들의 일인 지배체제, 가족이나 친척 위주의 채용, 일감 몰아주기 특혜 등 불공정한 경영과 학벌 지상주의, 불합리한 사회구조가 많은 갈등과 병폐를 낳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잡초에 대한 교훈을 배워보자.

 잡초는 자생능력이 강하다. 짓밟히고 또 짓밟혀도 다시 일어서고, 일부러 씨를 뿌리지 않아도 스스로 번식을 하며, 공을 들여 가꾸지 않아도 튼튼하게 잘 자란다.

 잡초는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는다. 바위 틈, 절벽, 황야, 찻길 옆, 위험한 곳, 어디서든지 뿌리를 내리고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으며, 역경이 닥치면 뽑히지 않으려고 더 깊이 뿌리를 박는 지혜를 가졌다.

 잡초는 운명이나 남의 탓을 하지 않는다. 흙 수저로 태어나도, 타고난 운명을 탓하지 않고 환경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진화해 나간다. 척박한 장소도, 거센 비바람도, 끄떡 없이 이겨낸다. 다른 식물들은 도저히 살아 갈 수 없는 척박한 곳도 보금자리로 만들어내는 강인함을 가졌다.

 잡초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어떤 어려움이나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절망하는 법이 없다. 힘들면 자신을 충전하고, 자신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간다.

    잡초는 자기 과시를 하지 않는다.

 이름이 없어도, 화려하지 않아도, 허영 부리지 않고,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살아간다.

 이처럼, 우리는 잡초의 교훈을 통해 지혜를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물질적으로 부족함을 모르고 살아온 오늘의 젊은 세대들을 보면 도전정신과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스럽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이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 하게 되면, 냉엄한 시장의 현실에서 도태된다는 것을 잡초의 교훈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노지에서 자란 식물과 온상에서 자란 식물의 생명력과 향기가 다르고, 북풍이 바이킹을 만들었고, 거친 파도가 노련한 항해사를 만들어 내듯이, 역경과 시련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교훈을 명심하고 국제적인 흐름과 시대정신에 적응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이면 어떻고 3D면 어떻습니까. 오히려 그곳에 발전이 있고 기회가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부모님이나 선배들은 이일 저일 가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가릴 여유가 없었다고 해야 맞겠지요.

 다행이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다른 국민들이 따라 올 수 없는 크나큰 무기와 강점을 타고 났습니다. 근면과 성실과 책임감과 탁월한 능력입니다. 여기에는 일화가 많습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주를 받아 일하는 공사현장 주변에는 집값이 대폭 하락한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공기를 단축시키면서도 안전하게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밤늦도록까지 불철주야 열심히 공사를 하는 관계로, 소음이 심하여 주변의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나 깨나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헌신과 희생정신으로 어려운 살림살이를 늘려 나갔고, 가족들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쳤으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였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잡초의 정신으로 도전하고 또 도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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