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 예천신문
  • 승인 2017.05.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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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 부모님 산소에 다녀왔다. 어머님을 지난해 고향마을 뒷산 아버님 곁에 모셨다. 잔디 사이에 돋아난 풀을 뽑으면서 살아계실 때에 효도하지 못한 것이 죄송스러워서 눈시울을 적셨다. 「주자십회훈」에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는 말이 있다.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해도 이미 늦으니 살아계실 때 효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교훈을 진작 터득하고 실행했더라면 마음이 덜 아플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가족의 이별은 이렇게 살아있는 사람에게 후회와 슬픔을 남겨 주는 것 같다.

 가족은 가장 원초적인 집단으로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서 정서를 공유하고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어린 자식은 부모의 보호를 받다가 성년이 되면 부모의 곁을 떠나서 살게 되지만 마음 한가운데에는 부모가 자리를 잡게 된다. 부모 또한 성년이 된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가족은 몸은 떨어져 살아도 정서적으로는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점으로 볼 때 가족은 운명공동체로 그 의미가 깊고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중에 하나가 가족제도의 변화이다. 확대가족제도가 붕괴되고 핵가족화가 빠르게 이루어졌다. 이에 파생된 문제가 노인문제이다. 부모가 자식과 함께 살수가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 국가의 전체인구에서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이상이면 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독거노인의 비율도 높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이 경제력 부족과 병환, 외로움 등이라고 한다. 가족의 따뜻한 배려와 국가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핵가족의 또 다른 문제점은 출산율의 저하이다. 과다 양육비와 소자녀관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여성 한명이 낳는 평균 자녀의 수) 이 1.17명이라고 한다. 앞으로 국가가 유지되자면 2.0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하니 이 문제는 국가의 존립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에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출산장려정책이 요구된다.

 핵가족화에 따른 가정의 교육적 기능 강화도 중요한 문제이다. 학교가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을 담당해야하나 여건상 힘겹기에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책임감을 갖고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모는 자식에게 칭찬을 많이 하여 자존감을 높여주고, 고난과 역경의 극복법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부모와 자식간에 상하 관계를 너무 중시하여 훈육하게 되면 친밀감을 해치게 되고, 그렇다고 너무 거리를 두지 않는 다면 버릇없는 자식을 만들 수가 있으니까 지혜롭게 교육을 해야 한다.

 「채근담」에서 가족간에 서로 얻으려고만 하는 가정은 늘 불안하고, 주고자하는 가정은 화목하다고 한다. 가정이 화목하고 튼튼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국가가 발전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자식은 부모를 존경하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대하여 웃음꽃이 만발하는 행복한 가정을 가꾸어 가시기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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