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읍 상설시장 활성화와 鄭國渠(정국거)
예천읍 상설시장 활성화와 鄭國渠(정국거)
  • 장귀용
  • 승인 2018.02.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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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섬서성(陝西省)에 있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운하 정국거(鄭國渠)는 마찬가지로 진나라 때 만들어진 '도강언(都江堰)', '영거(靈渠)'와 함께 중국 고대 3대 운하로 일컬어진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한(韓)나라의 환혜왕(桓惠王)은 당시 가장 강성한 나라였던 진(秦-후일 전국을 통일한 진시황의 나라) 나라의 동진(東進)을 막기 위해 유명한 수리학자(水理學者)인 정국(鄭國, 출생년도 미상)을 진나라로 보낸다.

정국은 진나라 왕, 정(政, 후일의 진시황)을 설득하여 3백 리에 달하는 운하를 만들게 되는데, 이는 경비조달, 인력 투입 등으로 국력을 소모시켜 진나라를 약화시키려는 계획이었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던 때 정국의 계략을 알게 된 진시황은 정국을 죽여버렸으나, 그 공사는 계속 진행시킨다.

그렇게 완성된 '정국거(鄭國渠, 정국이 설계한 관개수로용 운하의 이름)'는 진나라의 관중지방을 흉년이 들지 않는 옥토로 바꾸어 놓았다.

이를 토대로 진나라는 결국 전국시대의 나머지 6개 국가를 병탄하고 중국 최초로 통일 국가를 이룩하였다. 그리하여 진나라 왕, 정(政)은 황제라는 칭호를 만들고 자신을 첫 황제라 하여 '시황제(始皇帝)'로 일컫도록 했다.

당장에는 불필요해 보이고 쓸데없는 힘을 쏟는 것 같지만 커다란 변혁이 커다란 도약을 가능케 함을 잘 보여주는 고사와 유적이다.

경상북도 도청이 옮겨오고, 군청도 예천읍 대심리로 옮겨가면서 기존 읍내의 상권이 공동화(空洞化)될 위기에 처해있다.

신 군청에 당분간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방안, 기존 상권과 상설시장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안들이 제시되고 실행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기존 상권과 상설시장이 전위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도청 상권과 새롭게 형성될 군청 인근 상권에 흡수되거나 소멸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서울특별시나 대구 등 광역시에는 각종 백화점, 프랜차이즈 상점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그러한 도회지에도 전통시장과 오래된 상가골목은 존재한다. 오히려 전통시장과 노포들이 주는 매력을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이 있다.

서울 광장시장의 마약김밥, 대구 서문시장의 야시장, 평화시장의 닭똥집골목 등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면서 나름의 특색을 유지하여 명물거리로 이름이 난 곳이다.

이러한 전통시장의 활로는 단순히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에서의 지원만으로 이루어지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상인들과 주민들이 나서야 한다.

1987년에 건축되었던 대구의 '광장코아'는 대구 서부의 대표적 상가였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그 명성을 잃어갔다. 그러나 새로운 투자자를 받아들이고 지하 1층, 지상 3층이었던 건물을 15층 규모의 대규모 복합 상가로 재탄생시켰다.

이를 통해서 광장코아와 그 주변 상권은 2030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거리가 되었다. 광장코아도 그러한 변화를 맞이하기까지 일부 지주들의 반대가 많아서 어려움을 겪은 바가 있다.

이제 예천은 신 도청시대, 신 군청시대를 맞이하고 나아가 대구공항이 군위 내지 의성으로 이전하며, 울진에서 서산까지 이어지는 동서횡단철도가 지나는 교통의 요지이자 행정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시기에 돌입했다.

이대로 전통상권이 소멸하는 것을 두고 볼 것인가?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인가? 그 여부는 상인들의 손에, 주민들의 손에 달려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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