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중독(中毒)이 심각하다
국민 중독(中毒)이 심각하다
  • 예천신문
  • 승인 2018.04.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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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광 영
 ·유천면 출생
 ·예천신문사 회장
 ·전 킹스대학교 명예총장

 

 

 

 

매화에 이어 봄의 전령사인 벚꽃이 올해도 어김없이 만개(滿開)했다. 이맘때가 되면 건강운동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열성적인 이들은 금주, 금연, 다이어트까지 야심차게 시작하지만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 사람에게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천기와 지기(天氣·地氣)는 사계절 음·양 순환의 법칙에 따라 인간뿐 아니라 우주만물을 번성하게 한다. 그러나 천지인(天地人)의 법칙을 모르는 인간들은 비자연(非自然)의 방법으로 살아가면서 자기 스스로 정신과 육신을 병들게 한다.

현대인들은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몸에 해롭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음식물 조리와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보존제·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화학성분으로 제조된 의약품, 농산물 재배에 사용하는 농약, 가축사료에 혼합된 항생제 등 각종 화학물질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매일 섭취한다. 우리 몸은 이미 화학물질에 중독돼있어 거부반응 없이 축적돼 있다가 질병으로 나타난다.

옛 말에 '칼에 묻은 꿀을 빨아먹는 사람은 결국 칼날에 자기 혀가 베인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알코올·담배·도박(경마·투우)·마약·인터넷게임·스마트폰·음란영상물의 달콤함에 빠져 중독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한 번 중독되면 본인(本人)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정부에서 금연구역을 확대 하는 등 흡연자 줄이기에 나섰지만 담배 판매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금연 전도사로 알려진 서울대 박재갑 교수는 매년 우리나라 국민 5만 명 이상이 흡연에 의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지적(指摘)했다. 사람을 이렇게 많이 죽이는 아이템은 담배뿐이라고 강조하고, 담배는 팔아서도 피워서도 안 되는 독극물이며 마약이라고 경고했다. 이렇게 많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담배를 정부에서 제조 판매하고 있다. 

요즘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전자기기를 사용한다. 빠르게 정보를 구하는 좋은 점도 있지만 디지털 기기에 의존도가 높을수록 피해 사례도 많아진다. 전화번호를 수십 개씩 기억하던 사람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부터 자기 집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다 알려주니까 머리 싸매고 무엇을 기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보화시대에 디지털치매로 불리는 우울증·기억력감퇴·불면증 등이 새로운 정신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알려진 전자기기 중독피해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자는 모든 연령층에서 10%가 넘었다는 정부조사발표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2016년도 스마트폰 의존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 3 세에서 60대 이상 고령층까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군이 17.8%로 나타났다. 2017년 통계를 보면 스마트폰이 잠시라도 없으면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청소년이 10명 중 3명이나 된다.

문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청소년이 성인이 되면 술, 담배에도 쉽게 중독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 5명 중 4명이 잠자리에 들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잠자기 전에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우울증과 자살 의향이 높아진다는 연구 발표도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1년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발암(發癌) 유발 가능물질로 분류했다. 또 IARC는 하루 30분씩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뇌종양이나 청각신경에서 종양이 자라 청각손실 등을 일으키는 청신경증이라는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40% 가량 높다고 경고했다.

우리사회에 인터넷게임 중독으로 인한 범죄행위가 늘어나고 있다. 또 성인도박 유병률도 선진국 수준을 넘어섰다. 전자기기 보급과 사용이 보편화(普遍化) 되면서 많은 사람이 위험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현대생활에 따른 중독의 심각(深刻)함을 국민에게 진실하게 알리고 예방 정책을 수립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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