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예천의 구도심 예천읍은 한천정비사업을 통해 산책하기 좋게 조성된 산책로가 사람의 마음을 치유시킨다.
굴머리 쪽에서는 가끔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이 붕어며 자라 등도 건져 올리기도 하는 모습을 최근 자주 볼 수 있다.
남산공원에도 조명을 설치해 더위가 가라앉는 저녁녘 가볍게 걷기가 좋다. 이제는 네거리가 된 옛 예천삼거리부터 구도심 상설시장, 중앙시장, 백전리와 맛고을길까지 고향의 정겨운 식당들이 자리를 지키며 오는 이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맛고을길의 벽화는 추억을 더욱 실감 있게 만든다.
보문면에는 최근 되찾은 두 점의 불화(佛畵)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보문사가 있고 한맥CC에서는 사시사철 좋은 풍광 속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학가산자연휴양림에서는 휴양시설과 오토캠핑장에서 여름철 캠핑까지 즐길 수 있어 그야말로 여름 휴가지로 모든 것을 갖춘 곳이다.
지보면은 대죽리의 대죽공소와 말무덤이 유명해 슬기롭게 이웃 간의 불화를 화합으로 만든 일화를 엿볼 수 있고 굽이굽이 농로에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풀내음이 코를 자극한다.
지보와 멀지 않은 안동 구담에는 어느 집을 들어가도 맛있다는 식당들이 자리잡고 있어 신도시와 지보면을 오가면서 요기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호명면은 조금 외곽으로 벗어나면 낙동강 변에 퇴계 선생의 후손인 이열도 공이 창건한 선몽대와 솔숲이 찾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골짜기 골짜기로 들어갈수록 수려한 공간이 속살을 드러내는 호명면은 어쩌면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 단지보다 뒷면에 그 아름다움을 더욱 크게 가진 매력적인 곳이다.
신도시에는 예천과 안동 등 인근 도시에서 들어온 청년들과 젊은 부부들, 도청과 공공기관 공무원들이 저녁이면 나와서 교류를 한다. 아직은 걸음마를 띄고 있는 신도시의 활력을 만들어가는 젊은 청년들의 꿈과 의지는 서울이나 부산·대구 같은 대도시에 못지않다.
프렌차이즈 카페들과 식당들, 치킨집과 설렁탕 등 국밥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엿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최근엔 신도시와 안동, 예천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면서 도시가 더욱 활력을 띄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향 땅이 점차 상전벽해처럼 변화하는 모습을 구경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예천 중부와 남부의 빠른 변화와 고즈넉하고 여유 있는 북부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을 보며 새롭게 창건될 도농복합도시로의 예천의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