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 국외연수 중 폭행 논란
예천군의회, 국외연수 중 폭행 논란
  • 예천신문
  • 승인 2019.01.0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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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29일 미국동부지역, 캐나다 … 6천1백88만 원 예산 사용

예천군의회 일부 의원이 지난해 12월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현지 여행 가이드를 폭행해 구급대와 경찰이 출동하는가 하면, 도우미가 있는 술집을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는 등의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사과문 발표를 취재 중인 언론사 기자들.

 

예천군의회는 지난해 12월 20일(목)부터 29일까지 7박 10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지역과 캐나다에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국외 선진도시 우수사례 벤치마킹, 의원 전문성 강화, 지방분권화 적극 대응, 자연유산 및 관광자원 개발과 보존실태·도심재생, 다양한 복지 운영 정책 등을 파악하여 지역 실정에 맞는 운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였다.

이번 연수에는 이형식 군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9명 전원과 의회사무과 직원 5명이 외국연수에 참여해 6천1백88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진 교포 가이드 A씨의 부인이 일부 언론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폭행 사건은 연수 나흘째인 12월 23일(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발생했다.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쯤 저녁을 먹고 다른 장소로 가기 위해 버스에서 대기하던 중 박종철(54·자유한국당) 부의장이 뒷좌석에 누워 있다가 갑자기 다가와 의장과 대화하던 가이드 A씨를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했다는 것. 이를 본 버스기사가 구급대에 연락해 응급차와 경찰이 출동했으나 가이드 A씨가 문제 삼지 않아 경찰은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가이드 A씨는 박종철 부의장에게 합의금으로 1만 2천 달러(한화 약 1천3백51만 원)을 요구했으나, 동료 의원들의 중재로 3천3백 달러와 각출한 한화 1백73만 원을 주고 합의했다.

가이드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군의원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해 파문이 확산됐다.

예천군의회는 빡빡한 연수 일정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다 "그만 하자"며 손사래를 치는 과정에서 가이드가 얼굴을 잘못 맞았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자 지난 4일 폭행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박종철 부의장은 부의장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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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식 군의장, 박종철 부의장 사과문 발표

이형식- 연수단 일행 통솔하지 못한 점 깊이 반성
박종철- 가이드에게 진심으로 죄송 '부의장직 사퇴'

이형식 군의장과 박종철 부의장은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자 지난 4일 오후 4시 군의회 로비에서 각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4일 오후 이형식 군의장과 박종철 부의장이 의회 로비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였다.

 

이형식 군의장은 "국회 연수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사건으로 군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감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번 일로 상처받은 피해 당사자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드려 대단히 미안하다. 의장으로서 연수단 일행을 통솔하지 못한 것에 깊은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선 박종철 부의장은 "저의 폭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현지 가이드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의장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하며 부의장직 사퇴와 함께 당적 관계는 당의 처분을 따르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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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험담 제지하다 벌어진 일"

박종철 … 여행사·가이드 불친절, 빡빡한 일정 조정 요구도 귀담아듣지 않아
A의원 … "접대부 불러 달라"고 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 적 없다"

이형식 군의장과 박종철 부의장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부의장직을 사퇴했지만, 비난 여론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예천군의회에서 박종철 부의장과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A의원을 만나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박종철 부의장>
▲이번 사건과 관련, 해명할 게 있다면?
= 사과문을 발표하고 부의장직에서 물러난 마당에 거짓말을 하겠는가. 언론에 잘못 보도된 부분이 많다. 더 이상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무조건 자숙하겠다는 의미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빡빡한 연수 일정 때문에 불만이 있었나?
= 몇 시간씩 계속 버스를 타야 하는 일정이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불필요한 일부 일정을 줄이고 조정해보자는 등의 요구를 했으나 가이드가 귀담아듣지 않았다. 여행사와 가이드의 불친절한 태도 등에 의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은 건 사실이다.

▲버스 안에서 폭행이 있었나?
= 본래 술을 좋아하지 않고 거의 못 마신다. 그날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 한 잔을 받아 분위기를 맞춰주기 위해 조금씩 마신 뒤 감기 기운이 있어 먼저 버스로 돌아가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쉬고 있었다.

10여 분 뒤 버스에 오른 가이드가 군의장과 얘기하던 중 의원들을 무시하는 험담을 했다. 도를 넘은 것 같아 가이드에게 다가가 "가이드면 가이드 역할만 하면 되지 왜 그런 식으로 함부로 이야기 하느냐. 그만 하라"며 손으로 강하게 제지하는 과정에서 얼굴이 맞아 안경이 떨어지고 가이드의 미간이 손톱에 긁혀 피가 난 것으로 안다.

▲구급차와 경찰이 출동했다는데?
= 버스 기사의 신고로 구급대가 먼저 왔다. 구급대에 신고하면 경찰에 자동으로 신고 되는 시스템인 모양이다. 잠시 후 경찰이 와서 이름과 방문 목적만 묻고 바로 돌아갔다.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앞으로 자숙하면서 새로운 마음과 자세로 군민 여러분들께 봉사하겠다.

<A의원>
▲여자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는 게 사실인가?
= 첫째 날 버스 안에서 현지 교포 가이드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두 가지를 물었다. 하나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한인들이 멸시를 당하는 부분은 없나, 다른 하나는 이곳의 음주 문화는 어떤가였다.

"한국의 노래방이나 가요주점처럼 여기도 도우미(노래책 번호 찾아주는 사람) 있는 곳이 있습니까? 있으면 우리 일정 마치고 다 같이 구경이나 한번 시켜주세요"라고 우스갯소리처럼 이야기했다. 그게 전부다.

그 후 단 한 번이라도 이와 비슷한 말을 더 물어본 적이 없다.

당시 버스 안에 동료 의원들과 특히 여성 의원 2명, 여성 공직자 3명이 같이 타고 있었는데 '접대부를 불러 달라'고 했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저의 부덕함으로 예천군민 여러분과 예천군의 이미지를 훼손시킨 점 깊이 사죄드린다.

앞으로 모든 언행을 한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행동하고, 예천군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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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군의원 사퇴, 진상조사 촉구

<언론보도 후 반응>
◇지난 4일 이형식 군의장, 박종철 부의장의 사과문 발표와 사건 관련 기사가 중앙과 지방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자 군민과 출향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예천 유치에 나선 예천군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찬물과 재를 뿌렸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SNS 등에서는 연일 군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전원 사퇴와 이번 국외 연수비 환수까지 주장하고 있다.

◇일부 농민단체에서는 군의회를 항의 방문했으며, 곳곳에 군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7일 오전에는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가 군의장을 만나 물의를 일으킨 부의장과 관련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 연수비 환수 등을 요구했다. 홍 대표는 가져온 소주 '처음처럼'을 꺼내놓고 처음(초심)으로 돌아가 의원 활동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활빈단은 이날 예산낭비, 폭행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지난 7일 오전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가 이형식 군의장을 만나 물의를 일으킨 부의장과 관련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예천군의원 사퇴, 진상조사 촉구' 등의 청원글이 6건 올라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주·문경·예천지역위원회(위원장 황재선)도 지난 7일 논평을 내고 "예천군의회는 즉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에 대한 제명 또는 자격상실 등을 의결하라"며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면 주민들의 자진퇴진 촉구운동과 주민소환절차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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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블랙박스 영상 공개돼

본지 편집 마감시간이 끝난 지난 8일 저녁 8시 20분쯤 MBC에서 폭행 사건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부의장이 다가와 가이드의 얼굴을 오른손 주먹으로 가격했다고 해 큰 파장을 볼러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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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원 의정활동비, 월정수당/의장, 부의장 업무추진비는?

<예천군의회의원 의정활동비, 월정수당은?>
매월 의정활동비 1백10만 원과 월정수당 1백67만 원을 받는다.

<군의장, 부의장 업무추진비는?>
군의장은 월 2백10만 원, 부의장은 1백5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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