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부의장 인터뷰/ 1월 7일 오전
박종철 부의장 인터뷰/ 1월 7일 오전
  • 예천신문
  • 승인 2019.01.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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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 내가 있는 줄 모르고 초선의원들 험담
순간적으로 모욕감, 화가 나서 벌어진 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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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들 너무 설친다…"고 얘기하자
가이드 "걱정된다. 힘들겠다" 맞장구에 일 터져

국외연수 중 가이드를 때려 공분을 사고 있는 예천군의회 박종철(54) 부의장이 본지 기자에게 당시 사건의 전반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부의장은 지난 8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에 버스 안 CCTV 영상이 공개돼 거짓말 논란이 거세지기 하루 전인 7일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사건의 전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버스 안에서 벌어진 사건은 이형식 군의장과 가이드 S씨가 초선 의원들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났다고 했다.

박 부의장은 버스 안 사건의 원인에 대해 보도유예(엠바고·약속한 시각까지 보도금지)를 여러 번 요청했다. 이형식 군의장을 끌어들여 곤경에 빠뜨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사회단체나 가이드 S씨가 고발장을 접수하면 경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그때는 (어차피 알려지게 될 테니)보도해도 된다"고 했다.

문제의 폭행 사건은 지난달 23일(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에 일어났다.

박 부의장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소주 한 잔을 받아 건배할 때마다 입술을 적시는 정도였다고 한다. 본래 술을 잘 마시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이날 따라 감기 기운이 있어 술 냄새를 맡기조차 싫었다고 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언론에서 지적하듯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종철 부의장이 본지 기자에게 털어놓은 당시 사건의 해명을 요약해 옮긴다.

"그날 저녁 몸이 안 좋아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고 앉아 있으면 계속 술을 권할 것 같아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자리가 조금 길어질 것 같아 뒤쪽 긴 테이블에 옷을 여민 채 웅크려 있었다. 버스 문은 잠겼을 테고, 갈 데도 없어서였다.

가이드가 나를 보더니 "부의장님 왜 거기 나와 있어요"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휴 몸도 안 좋고 술도 못 먹는데 자꾸 권해서 나와 있다"고 대답했다. 가이드가 "버스에 가요"라고 했다.

화장실 갔다가 버스에 탔다. 다른 사람들은 다 식사하던 자리에 있었다. 만약 내가 술을 많이 먹었거나 취했다면 먼저 나왔겠나?

가이드가 열었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버스 문이 열려 있었다. 버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 자리가 앞에서 네 번째였다. 몸이 피곤해서 의자에 누워 있었다. 그렇게 한 10분쯤 흘렀다.

이형식 의장과 김은수 의원, 가이드가 버스에 올라왔다. 몸이 피곤해 그냥 누워 있었다. 그 사람들은 내가 거기 누워 있는 걸 못 봤을 것이다. 그러니까 초선의원들 이야기를 했을 테고…….

당시 이형식 의장이 "초선의원들이 마치 무슨 벼슬이나 하는 것처럼 너무 설친다"라는 식으로 말했고, 가이드는 "제가 봐도 걱정된다. 저런 초선 의원들과 함께 의회를 이끌어 가시느라 많이 힘들겠다"라는 등 같이 맞장구를 치며 험담을 했다. 그것 때문에 모욕감을 느꼈다.

이전에도 "초선들이 많아 의회 운영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가이드까지 거들어서 더 화가 났다.

나는 솔직히 그렇다. 의장은 어떤 경우가 있어도 우리 의원들을 안고 가야 한다. 속으로 뭐 저런 사람이 있나, 생각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일이 터졌다.

가이드에게 "당신 뭐야. 당신이 왜 그런 말을 해. 가이드면 가이드 다운 일을 해. 왜 그런 식으로 얘기해"라면서 다가갔다. 그런데 가이드가 확 반항을 해서 손이 나갔다. 동시에 가이드가 내 팔을 붙잡았다.

"니가 왜 그런 소리를 해 이거 놔 임마"라고 소리쳤다. 가이드가 "아이고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했다. 비디오(CCTV)가 있다면 거짓말 아닌 걸 알 것이다. 이때 이형식 의장이 "하지 마"라며 말렸다. 그래서 (의장을)탁 밀면서 "니는 임마 더한 놈이야. 니 서울에 가서 나하고 얘기 좀 해"라고 했다. 김은수 의원도 들어서 알 거다. 내가 의장 밀었다고. 내가 속이 많이 상했다.
그런데 가이드가 안경을 만지면서 피가 나자 나에게 "어, 피. 아 XX. 너는 이제 끝났어. 여기서 폭행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너는 한국 못 가 임마. 당장 구속이야. 너는 끝났어. 아 XX. 나는 이제 가이드질 안 해"라며 사진을 막 찍었다.

내가 버스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 그대로 다 한 거다.

▲주먹으로 때린 폭행이었나?
= 가이드는 내가 폭행했다고 한다. 그날 내 손가락이 뒤로 젖혀져서 아직 좀 아프다. 기억에는 내 손톱에 가이드가 찍힌 것 같다. 안경이 눌려서 피가 날 정도면 안경이 깨져야 한다. 동강나야 된다. 내가 주먹으로 때렸다면 안경은 안경대로 부서져야 하고 얼굴에 멍이 들어야 한다.

일부 언론에는 안경 파편이 박혔다고 보도됐는데 가이드는 그 안경 주워 닦은 뒤 다시 사용했다. 그걸 올 때까지 사용했다. 내 기억에는 주먹으로 폭행하지 않았다. 손은 나갔다.

▲사건 후 가이드를 왜 바꾸도록 했나. 의원 갑질이라고 비판받는데…….
= 솔직히 그렇지 않나? 그 사고가 난 다음 어디를 가도 웃을 수 있나, 대화를 할 수 있나? 우리 일행 분위기가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가이드와 같이 다니는 게 솔직히 너무 힘들다고 했다. 죄인처럼 말도 못 하고 뒷자리 구석에 쳐박혀 있어야 하고, 가이드가 어딜 가서 설명을 해도 그 옆에 가지도 못 하겠고…….

물론 원인은 나 때문이지만 솔직히 힘들어서 가이드 교체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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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의장 11일 경찰서에서 조사 받아

박종철 부의장이 국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1일 오후 3시 예천경찰서에 출석했다.

박 부의장은 "국민 여러분 정말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 가이드분께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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