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금 씨 계간 문장 시부문 신인상 수상
손봉금 씨 계간 문장 시부문 신인상 수상
  • 예천신문
  • 승인 2019.07.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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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판이 닫힌 겨울 들머리/ 마음 나누고 정 나누는 사람들과/ 바람이 묻혀 온 강물 냄새로 헤어지기 섭섭하여/두잔집으로 모인다/ 어리둥절 찾아가니/ 낡은 창문 조심스럽고/ 그을음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두꺼비집이/ 어두컴컴한 형광등 조도 맞추는데/ 무심한 듯 내려놓은/ 밑간하지 않은 찜고추 한 보시기, 탁배기에는/ 바지춤 반쯤 흘리던 순덕이 아베가 지나가고/ 익숙지 않은 선술집의 부딪침은/ 탁자 위 들깨소금이 나무결을 세고 있는데/ 가게 비우라는 건물주의 고함에/ 숱하게 지나간 스친 인연들/ 저녁이면 고단했던 하루를 들고 찾아올 텐데/ 서툰 대거리도 못하고/ 쉬이 닫지 못 했던/ 따슨 인정 줄 사람도 차츰 없어진다/ 남루한 차림표처럼/ 단풍나무는 왜 순식간에 타올라/ 온몸 그렇게 붉어지는지/ 한잔 두잔, 얼굴엔 단풍이 낭자하다'('두 잔 집' 전문)

용문면 태생의 손봉금(안동시) 씨가 지난 11일 대구 라온제나 호텔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문장』 신인상 시상식에서 시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문장(대표 장호병)은 대구에서 발행되는 계간 종합문예지이다.

손씨는 빌딩 신축 때문에 사라지게 될 막걸리 가게를 안타깝고 따스한 시선으로 노래한 '두 잔 집' 등 5편의 시를 응모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손씨의 작품은 모든 사물들을 온화
한 시각으로 보며 사랑한다. 인본주의적인 사상으로 지나온 삶에 회귀하여, 지나온 '낡은 창문의 삐거덕거림도 남루한 차림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상당한 수준의 수사법으로 작품이 탄탄하다"고 평했다.

손씨는 "시가 돈이 되고 밥이 되는 것도 아닌데 목숨줄처럼 잡고 있었다"며 "앞으로 시린 가슴을 보듬는 글쟁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손봉금 씨는 현재 안동주부문학(운영위원), 글숲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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