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절하는 풍습을 기르고 만들자
큰절하는 풍습을 기르고 만들자
  • 예천신문
  • 승인 2019.09.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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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중 배(밀약박씨 군수공파 종회장)
◇ 박 중 배(밀약박씨 군수공파 종회장)

나는 자식들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어느 때든 모두에게 큰절부터 시킨다. 이것이 기본 예의의 첫걸음으로 생각한다.

큰절하는 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큰절하는 자식은 부모에게 절대로 거역하거나 홀대하는 사회는 되지 않는다고 믿고 절을 받는 입장도 책임감이 크기 때문이다.

유교문화가 다 없어지더라도 이것 하나만이라도 지키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명성을 존속 시키는 일이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습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옛날 내가 어렸을 때는 정월 초하루에 차례를 지내고 집안 어른들에게  첫 인사를 드리는데 윗대에서 차례로 큰절을 한다. 이를 세배라고 한다. 동네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러 다닌 기억이 생생하다.

일가 어른이 먼 곳에 살 때는 수십리 그곳까지 찾아가 세배를 드리는 것이 예의였고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찾아가 세배하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우리 집에서는 선친이 살아계실 때 먼 곳에서 살다가 선친을 뵈오려 집에 오면 밖에 계셨더라도 자식이 오는 것을 아시면 방에 들어가시고 문을 닫고 계신다. 문을 넓게 열고 마루에서 큰절을 하고서야 방으로 들어가 문후 말씀을 올린다.

만일 자식을 데리고 갔다면 나의 내외가 먼저 큰절을 하고 다음에 자식이 큰절을 올리는 것이 예의였다. 형제간에도 오랜만에 만나면 서로 큰절을 하여 서로의 존경을 표시했다.

서양문화 때문인지 부자지간에 악수하고 껴안고 하는 것을 보면 좋게 만은 보이지 않는다.

객지 생활을 하다가 50년 만에 시골에 살려고 내려와 어떤 모임에 갔더니 나의 나이보다 연세가 높은 분들이 모여 앉아 있는데 나의 앞에 들어간 분이 한꺼번에 연세 많은 분들에게 큰절을 한다.

나는 객지에 살면서 집안 어른들 외에는 거의 큰절하는 기회도 없었기에 엉겹결에 나도 같이 큰절을 하고 나중에 집에 와 생각하니 그래도 예천은 좋은 풍습이 남아 있고 이러한 미풍양속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 쉽게하는 풍조가 만연되었더라도 이러한 예절문화는 꼭 있어야 되고 이를 계속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시골에 내려와 할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이 미풍만이라도 지켜서 아름다운 마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추석 때 자식과 손자 손녀들이 찾아오면 명심하고 큰절부터 하도록 시켜보자 이를 계기로 하여 예천이 정말로 충효의 고장이라는 것을 일깨우고 심어주어 계승하도록 하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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