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땐 사방 10리 사람 다 모여 '물건 금세 동나기도'
전성기 땐 사방 10리 사람 다 모여 '물건 금세 동나기도'
  • 예천신문
  • 승인 2019.09.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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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면 풍정리 '역전상회'
이선규·권옥수 대표 1978년부터 운영
건강 허락할 때까지 계속할 터

개포면 풍정리 역전상회는 이선규(73)·권옥수(68)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가게에는 음료수, 라면, 과자, 술, 담배, 휴지 등의 생필품을 취급하고 있다.

역전상회는 1966년 개포역이 들어서면서 가게도 함께 문을 열었다.
이선규 대표는 용궁면 월오2리에서 태어났다. 농사를 지으며 이동식 슈퍼를 하다 부모님이 풍정리로 이사 하면서 함께 오게 됐다.
그러던 중 큰 형이 상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충주로 떠나게 되어 1978년도 가게를 물려받았다. 원래 상호는 금성상회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게가 역 앞에 있다 보니 '역전상회'라고 부르면서 자연스레 상호명이 바뀌게 되었다.

예전에만 하더라도 풍정리는 개포면 교통의 요충지이자 번화가였다. 주위로 도로가 많지 않았고 기차와 버스 타러 사방 10리로 유천, 개포, 멀게는 문경시 점촌에서도 사람들이 많이들 찾아 왔고 장도 섰다.
또한 약국, 양조장, 양복점, 신발가게 등 다양한 상점들도 있었다.
가게에는 손님이 항상 북적여 자리를 비우지 못할 정도였다. 물건을 들여놓으면 이틀이면 동이나 다시 주문해야 했다.
또 각 마을마다 아주머니들이 작은 구멍가게도 많이 하고 있어서 이선규 대표가 대리점에서 물건을 받아 배달도 많이 다녔다.

가게 안에 사람 손때 묻은 가구가 눈에 띄었다. 물어보니 개업 때부터 함께한 돈 통과 담배 진열장이다. 또 가게 벽에 걸린 담배 판매 표지판은 30년 이상 되었다. 지나가던 한 수집가가 보더니 팔 생각 없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돈 통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묻자 이 대표는 "한 번은 어린애들이 돈 통을 들고 도망간 적이 있어. 바로 쫓아가서 잡은 다음에 이유를 물어보니까 배고파서 훔쳤다는 거야. 그 때는 먹을 게 귀한 시절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밥을 해먹이고 돌려보냈지"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부인 권옥수 씨는 "마을에 애·어른 할 거 없이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온 동네가 떠들썩했다. 특히 주말에 구미 공단으로 일 갔던 딸들이 집으로 많이 왔다"며 "그때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났다"고 말했다. 가게 앞 플라타너스 나무는 상회가 처음 시작할 때 심어져 수명이 50년 이상 되어 크기가 엄청나다. 나무 둘레가 성인 남자가 다 안을 수 없을 정도이며 유명가수들이 뮤직비디오를 찍어가기도 했다고 한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인구 감소와 공군 비행장이 들어서면서 도로가 하나 둘 생겨났고 교통도 발달되었다. 큰 마트들이 생겨나며 손님이 점차 줄어들었다.
근처 4군데나 있던 가게들이 사라져 버리고 역전상회 1곳만 남게 되었다. 현재는 동네 주민, 군인과 그 가족들이 주요 고객이다.
이선규 대표는 "손님이 거의 없어 가게 문을 닫는 생각을 했지만, 만약 닫아버리면 급할 때 찾아오는 손님이 다른 지역으로 멀리 가야되는 불편함을 생각하면 그만두기도 어렵다"며 "건강이 허락되는 날까지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선규·권옥수 씨 부부는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다.
△주소: 개포면 방터길 7-12(개포역 앞) △영업일: 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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