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의 무형문화재 살아날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
예천의 무형문화재 살아날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
  • 예천신문
  • 승인 2020.07.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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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배 사무국장
예천통명농요전수교육조교

  예천통명농요가 올해로 30주년 공개행사를 발표하게 되었다. 1985년 12월 예천통명농요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해마다 열리는 정기발표공연이다. 그리하여 예천통명농요는 한 세대(30년)라는 긴 세월 동안 변함없이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민속예술로서 자리 잡고 있다.
 40년 전 안동하회탈놀이와 예천통명농요의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올해로 61회를 맞이하는 한국민속예술축제(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는 민속예술축제 가운데 가장 크고 권위 있는 대회이다. 1978년에 열린 19회 대회에는 안동하회탈놀이가 경북대표로 출전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당시만 해도 안동하회탈놀이보존회에는 탈춤연희에 필요한 악기연주자가 마땅히 없어서 예천통명마을의 연주단원들을 모시고 가서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그리하여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예천통명농요는 이듬해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안동하회탈놀이와 예천통명농요에는 통명마을의 뛰어난 풍물인들이 있었기에 가능 했던 것이다. 이 시기까지만 해도 예천의 민속예술 역량이 안동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았던 때이다. 하지만 40년의 세월이 넘게 흐른 오늘날 안동하회별신굿 탈놀이보존회는 60개가 넘는 전국무형문화재 전승 단체들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예천통명농요를 비롯한 지역의 무형문화재 전승 단체들은 새로운 전승자를 모집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동과 예천의 격차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변동들과 맞물려 있지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하회라는 지리적으로 특별한 마을이 함께하고 있다는 점, 둘째 국제탈춤페스티벌과 영국여왕의 방문 등 전국적인 이슈가 될 만한 것을 시기적절하게 활용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전통민속예술의 시대 흐름을 이해하고 꾸준하게 지역의 전통민속문화가 어떻게 새롭게 탈바꿈할지를 보존단체, 행정기관, 전문가집단, 그리고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의 결과일 것이다.
 한편으로 예천의 무형문화재는 국가로부터 학술적 가치와 함께 전통성, 예술성, 음악성 등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예천군민들의 자긍심과 문화적 가치를 실현하며 새로운 전승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가에는 의문이 든다.
 한 예로 예천통명농요와 풍양공처농요는 초등학교교과서에도 '도움소소리'와 '칭칭이소리'가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작 이러한 소리가 예천의 노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예천의 학생들과 지역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농요뿐만 아니라 예천아리랑, 지점소리, 상여소리, 풍물놀이, 탈놀이 등 지역에는 아직도 전승보존의 가치가 있는 다채로운 무형문화유산들이 존재한다.
 가장 큰 민속예술축제인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농요부분으로만 대통령상을 두 번 수상한 곳은 전국서 예천밖에 없다.
 최근 경사스러운 소식으로 '예천청단놀음'도 경북무형문화재 제42호로 지정됐다. 이처럼 예천은 농요의 고장이자 우리나라 무형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이다. 하지만 지역의 '전통문화'라는 것은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가는 그 지역의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살아나기도 살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젠 예천의 무형문화재가 전승단절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지속발전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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