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형, 어떻게 해!
테스 형, 어떻게 해!
  • 예천신문
  • 승인 2020.12.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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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 시인
*예천읍 출생
*용인 새마을대학 교학처장

 

지난 추석 연휴는 모처럼 턱 빠지게 웃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꽉 막힌 하수구가 뻥 뚫린 느낌이랄까, 오랜 고질병이 하루아침에 완쾌된 그 기분이었다.

한 사람의 대중가수가 이 사회에 이렇게 큰 파문을 던지는 것도 정상은 아닐 것이다. 근 3년간 온 국민은 그야말로 가슴앓이를 하며 하루하루를 조마조마하게 살아왔던 것이다.

우리들이 이제까지 배워오고 실행해왔던 모든 행동들의 정의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갈피를 잡을 수없는 난파선의 심정이랄까, 하소연할 곳도 그렇다고 과감히 부정하고 올곧게 헤쳐 나갈 자신이 없는 서민들의 마음은 벙어리 냉가슴 그 자체였다.

10여년 만에 TV화면에 나타난 그 가수는 세월의 발자취를 흰머리로 대변하며 그러나 청춘의 뜨거움을 시청자들의 가슴에 툭툭 던졌다. 그리곤 깊이 잠든 소크라테스를 우리 곁에 불러내 이 시대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대답해 보라고 채근하였다. 이것은 우리 모두를 포함하여 특히 정치인들에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었다.

물론 정치인들은 이를 각자 편리한데로 해석 및 인용할 것이다. 테스형의 뜨거움이 식어지자 세상은 또다시 어둠속에 묻힌 것처럼 적막하기만 하다.

결국 정치가 정책 경쟁이 아닌 좌우 기득권세력의 자기 이익 유지를 위한 기득권 강화에만 집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서민들의 고통은 아예 관심 밖이다. 서민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두렵기만 한데, 서민들이 볼 때 정치가들이란 정부의 고위직 자리와 국가예산, 사회적·정치적 권한을 놓고 다투는 맹수 떼 혹은 조폭 무리들 같이만 보일 뿐이다. 이들에게 서민들이란 그저 자신 편에 서 달라고 부탁 또는 협박하는 대상일 뿐이며 선거 시기가 지나면 도로위의 낙엽처럼 거추장스런 존재일 뿐이다. 

필자가 생각하건데 연예인이든 정치가든 사업가든 농부든 노동자건 학생이건 이주민이든 운동선수든 학자든 대한민국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나라의 역사의식과 더불어 자신의 철학도 견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또 자신의 삶의 철학이 제대로 서있는 사람이라면 서푼 돈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흔히 옛 얘기에 막걸리 한 사발에 혼사를 정하는 어리숙한 사람의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지금 코로나생활자금 지급에 따라 이러한 정치세력에 표를 던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자유와 국가는 지킬 가치가 있을 때만 지킬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국가와 자신의 삶에 대한 존엄을 쉽게, 무가치하게 받아들인다면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가장 먼저 꽃피운 고대 그리스에 뛰어난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자기 개인의 일에도 관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으로 민주주의에 있어 가장 나뿐 사람이다"라고 갈파 하였다.  테스 형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자,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을 제대로 알 수 있는지? 나의 자존심을 어떻게 세울 수 있는지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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