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면 승본리 담티골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추진 예정지를 가보니…'
보문면 승본리 담티골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추진 예정지를 가보니…'
  • 예천신문
  • 승인 2021.02.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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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비탈, 야트막한 산에 둘러싸인 양지바른 곳
주민들 … "장배기(정수리)에다 산업쓰레기 이고 있는 몰골 될 것"이라며 강력 반대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추진 예정지인 보문면 승본리 담티골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추진 예정지인 보문면 승본리 담티골

한맥CC&노블리아가 추진하려는 보문면 승본리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예정지. 이곳은 예천읍·보문면·감천면 행정복지센터로부터 약 5km쯤 떨어진 곳이다.


지난 5일 오후 예정지를 찾았다. 가는 길 양쪽 편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매립장 조성 반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약속 시각에 맞춰 예정지에 나온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추진위 김창배 위원장과 박찬능 간방1리 이장을 만났다.
예정지 입구에도 어김없이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절대로 안 된다', '한맥골프장은 포기하라! 산·폐·장 건설 포기하라'는 주민들의 절박함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승본리 주민들은 산업폐기물 매립장 예정지를 '담티골'로 부른다. 면적은 약 4만 8천여 평. 양지바른 곳이라 아늑한 느낌이 절로 든다. 시야가 탁 트여 택지 조성 등에도 적합한 땅처럼 보였다.
현재 민가는 한 채뿐. 예정지 주위로는 승본리와 간방1~3리가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고구마 재배 하우스 10여 동과 약 2~3m 자란 조경용 소나무 2백여 평이 눈에 띈다. 논에는 벼를 베고 남은 뾰족뾰족한 밑동이 영하의 추위에 얼어붙어 있었다.
담티골은 완만한 비탈에다 얼핏 보면 논·밭 비율이 반반이다.


예정지를 병풍처럼 에워싼 1만 5천여 평의 야트막한 산(山)은 안동김씨 등암공파 문중 소유로 알려져 있다.
이곳 예정지를 비롯한 주위 땅값은 평당 7~8만 원. 그런데 매립장 예정지라는 게 알려지면서 땅 소유주들의 기댓값이 크게 올랐다. 평당 20~40만 원 선을 요구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마저 떠돈다.
특히 예정지가 주위 마을보다 높은 산악지기 때문에 주민의 우려가 크고 깊다. 사람에 비유하면 마치 장배기(정수리)에 산업폐기물을 이고 있는 몰골이라는 것이다.

김창배 위원장과 박찬능 이장은 "여러 단계의 안전장치를 마련한다지만, 전국의 산업폐기물이 매립장으로 들어오면 분진·유해가스·악취·침출수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예정지 산 아래 위치한 대부분의 마을이 직격탄을 맞는다. 청정 예천, 깨끗한 보문면이 자본의 논리에 파괴되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면민들이 나섰다"고 했다.
만약 매립장이 들어설 경우 예정지에 포함되는 땅 소유주와 그렇지 않은 주민 사이의 시세 차이 갈등도 커질 것이 우려된다.
40여 분 남짓 예정지를 둘러본 뒤 돌아오는 길에 만난 몇몇 아주머니들이 "우리 마을에 산업폐기물 쓰레기가 못 들어오게 꼭 좀 해 주이소"라고 매립장 반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승본리 입구에 걸린 '산업폐기물 매립장 결사 반대' 현수막이 마치 주민들의 몸부림처럼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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