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 발전의 견인차 역할 담당
대한민국 양궁 발전의 견인차 역할 담당
  • 전동재
  • 승인 2021.03.01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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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철(전 국가대표 총감독) 예천군청 양궁선수단 감독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양궁 총감독으로 남녀 전 종목 석권
"선수들 심리 과학적 관리 필요", 항상 칭찬, 격려 아끼지 않는 덕장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항상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문형철 감독.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항상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문형철 감독.

마치 자석에 빨려들 듯 화살이 날아가 과녁 중앙에 꽂히는 장면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올림픽 때마다 당연히 메달을 기대하며 보는 종목 중 하나가 바로 양궁이다.
서향순, 김수녕, 조윤정 선수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녀 전 종목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양궁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을까?
2016년 리우올림픽 때 양궁 국가대표 총감독을 지낸 문형철 감독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선수, 지도자들의 노력 삼박자가 갖추어진 결과라고 말한다.
"1980년대 초반, 궁우회(한국지도자 양궁회)를 시작으로 감독들이 자비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과정들이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지원이 없을 때부터 선행된 노력이 대한양궁협회를 통한 대기업의 투자와 맞물리며 시너지효과를 일으켰고 선수들과 함께 빛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부터 실업팀에 이르기까지 선수 개인별, 연령별 교육 체계와 지도자 양성 과정이 잘 잡혀 있다 보니 우리나라는 올림픽에 두 번 이상 연속으로 나가기가 어려울 만큼 선수층이 두껍다.
대회가 클수록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기 위한 경험이 중요한데 올림픽을 두 번 나가기 어렵다 보니 실력보다는 경험 부족으로 메달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지도자들도 경험이 부족하면 당황하는데 선수들은 더 합니다."
때문에 문형철 감독은 전체 스태프들의 동선과 시간까지 세밀하게 짜며 선수들은 오로지 시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시합은 시합같이 하면서 이겨라"고 말한다.
수많은 관중의 시선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하는 경기가 절대 연습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담력훈련도 했지만, 이제는 첨단장비의 도움을 받으며 선수들의 심리도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문형철 감독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지도자들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양궁은 예의를 갖추는 운동이고 '덕(德)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지도자들은 겸손해야 하며 선수들에게 훈련을 빙자해 상처가 되는 말들을 하지 말아야 하고 선수와 부모들도 감독과 코치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양궁이 세계 최고라 자부할 만하고 외국 감독들 중에 우리나라 출신이 많아 우리의 노하우가 전수되고 있다.
올림픽의 규정을 바꾸어가며 우리나라가 메달을 많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한다는 불만의 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문형철 감독은 경쟁이 없는 독주는 망하고 변수가 없는 스포츠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런 움직임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1984년부터 예천군청 양궁단 감독을 맡으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우리나라 양궁발전에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해온 문형철 감독은 양궁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의 건립과 미래지향적인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와 시스템이 아직 부족하다고 역설한다.
인생의 대부분을 양궁에 쏟아 부은 문형철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선수들에게는 '활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승리의 기쁨보다는 실패의 아픔이 더 오래 간다는 문형철 감독은 잘 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독려하는 것보다 더 많이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길게 보면 선수보다는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시간이 더 깁니다. 선수생활 은퇴 후 전업했을 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인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문형철 감독의 말이 폭력으로 얼룩진 스포츠계의 뉴스를 볼 때마다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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