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박물관 중 가장 많은 보물 보유
공립박물관 중 가장 많은 보물 보유
  • 전동재
  • 승인 2021.04.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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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박물관(감천면) 이재완 관장
박물관은 친숙하고 재미있는 곳
주말이면 평균 5백여 명 관람
▲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박물관의 방문을 추천하는 이재완 관장
▲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박물관의 방문을 추천하는 이재완 관장

역사는 사람들의 삶에서 시작된다.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질 것 같지만 삶은 생각보다 많은 흔적을 남긴다. 우리는 사람들이 남긴 유물을 통해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해하고 알아가게 된다. 역사 교육은 선조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들의 정신을 느끼고 고통과 슬픔, 기쁨을 알아가는 가는 것이 역사 교육의 시작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지난 2월 22일 개관한 예천박물관(감천면 포리)에서, 이재완 예천박물관장을 만났다.
"사실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이 생기기 전 예천에서 다른 지역으로 반출된 유물이 4만여 점이 넘습니다."
'사시찬요'와 '대동운부군옥'을 포함, 보물 2백68점을 보유하고 2만여 점의 유물을 확보한 현재, 공립박물관 중 가장 많은 보물을 소장한 박물관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반출된 유물과 문화재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이제는 박물관의 개관으로 더 이상의 반출을 막을 수 있게 되었고 반출된 문화재를 찾을 수도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다행스럽다.

▲사시찬요(15세기초)
▲사시찬요(15세기초)
▲대동운부군옥(1589년)
▲대동운부군옥(1589년)

박물관은 일반 전시관과 달리 유물 중심의 공간과 안전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
개관을 준비하면서 협약을 맺은 지역 내 8개 문중과 사찰, 개인들이 박물관 시설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서 95% 이상의 유물을 기증, 기탁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문중의 유물은 많은 경우 3천 점, 5천 점씩 들어오기도 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채 들어오는 유물들을 오랜 시간 보존이 가능하도록 처리하고, 분류하고, 연구하는 일 모두 박물관에서 이루어진다. '구텐베르크'보다 30년 이상 앞선 조선 최초의 금속활자본 '사시찬요'나 국내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에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하는 울릉도에 관한 기록을 찾아낸 것도 모두 이런 과정 중에 이루어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이 밖에도 대단한 유물들이 많습니다. 박물관을 대표하는 10대 보물은 예천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유물들입니다."
1백17년 동안 쓰여진 '예천 맛질 박씨가 일기'나 '회령군 어사금'(거문고), '유엽배'(술잔)등 모든 것들이 지역민은 물론 전 국민이 함께 향유해야 할 문화재이며 보존하고 잘 가꾸어서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다.

▲현전 최고 옥피리(1466)
▲현전 최고 옥피리(1466)
▲유엽배(16세기)
▲유엽배(16세기)

"유물은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유물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하나의 유물에도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다.
"작은 농기구 하나만 들여다봐도 과학이 들어가 있고, 당시의 생활방식과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이재완 관장은 과학, 예술, 인물, 공간, 역사 등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는 유물을 알아가고 감상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축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수집, 보존, 연구된 유물을 전시하고 교육하는 모든 과정이 박물관의 고유한 기능입니다. 박물관에 와서 전시된 유물을 보면 가공되지 않은 것들을 직접 봤을 때의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재완 관장은 콘서트를 가는 것처럼 박물관을 가는 것이 즐겁고 재미난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천박물관 전경
▲예천박물관 전경

"박물관은 어렵고 딱딱한 곳이 아닙니다. 친숙하고 재미난 곳으로 박물관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박물관이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고, 유익한 프로그램과 새로운 시도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전국으로 박물관 투어를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 졌고, 역사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시작해야 합니다."
예천박물관이 개관한 지 1달여가 지났는데 벌써 주말이면 5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변화는 늦지 않았다.박물관이 품은 수많은 유물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만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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