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시골빈집 소개 영상 제작 … 구독자 8만 4천여 명///마니TV 유튜버 김경만(은풍면) 씨
주로 시골빈집 소개 영상 제작 … 구독자 8만 4천여 명///마니TV 유튜버 김경만(은풍면) 씨
  • 전동재
  • 승인 2021.04.29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빈집 정보 적극 활용하면 인구 늘릴 수 있어
올린 영상 보고 주변 마을에 12가구 귀촌
수익금 4백50만 원 장학금, 난방비로 지원
▲정부나 지자체에서 빈집 정보를 적극 관리,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김경만 씨.
▲정부나 지자체에서 빈집 정보를 적극 관리,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김경만 씨.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로 시작하는 동요를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 TV는 특별한 사람들만 나오는, 특별한 매체였고 독보적이고 독점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한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그런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 TV가 꼭 필요하지도 않다.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유튜브로, 블로그로, 밴드로, 트위터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소통하고 있다.
마니TV 김경만(50·은풍면) 씨도 그런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 중 한 명으로 보통의 직장인이자 구독자 8만 명의 유튜버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과 세를 놓는 시골의 빈집들을 찾아 소개하는 영상물을 주로 올리고 있다.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지 2년 6개월. 대박 유튜버는 아직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초짜 유튜버도 아니다.

마니TV 유튜버인 김경만씨가 최근 유튜브에 올린 영상 

"어머니 살아계실 때 영상을 많이 남기고 싶었어요. 그냥 삶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영상을 찍어서 가지고 있다 보니 찍는 게 재밌어지고... 그러다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찍어서 혼자 간직하는 것과 그것을 유튜브에 올려 세상에 공개하는 일은 달랐다.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처음 찍던 날,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입이 떨어지지 않아 소주를 마시고 나서야 찍을 수 있었고, 영상에 나오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손발이 모두 오그라드는 경험을 했다.
"친구들도 전부 내 얼굴을 보는데 손발이 오그라들었다고... 말투며 행동이며 전부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인데도 쑥스럽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찍은 영상들을 자르고 붙이며 원하는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꾸미는 과정이 즐거웠고 완성된 결과물이 굉장히 귀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김경만 씨는 꾸준히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대부분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영상물 대여섯 개 올리다 보면 반응도 없고, 나 혼자 뭐하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만 두게 됩니다. 하지만 꾸준히 영상을 올리다보면 어떤 영상하나가 속된 말로 '떡상'(조회 수 급증) 하는 순간이 옵니다."
김경만 씨도 처음부터 어떤 컨셉을 정하고 촬영을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일상을 담다 보니 이사를 해야 하는 친구를 도와 빈집을 찾아 얼마에 세를 놓는지 알아보는 영상을 찍게 되었고 그 영상물의 조회 수가 폭발하면서 그런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골집들은 어디서 세를 놓는지, 팔 생각이 있는지 알기 어려워요."
그저 알음알음으로 거래가 되거나 아니면 빈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김경만 씨의 영상이 귀농이나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구독자수가 하루에 천 명씩 늘어나기 시작해 6개월간 3백50명이던 구독자 수가 한 달 만에 만 명을 넘어섰고 이제는 8만 명이 넘는다.   
구독자 수와 조회 수가 늘어나면 욕심을 낼만도 한데 김경만 씨는 다른 유튜버들도 시골집의 임대 매매 관련 영상을 찍기를 권하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좋은 정보는 교류하는 게 맞는다고 봅니다. 귀농이나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제가 정보를 줄 수 있는 지역은 제한적이니까요. 그런 사람들에게 알맞은 정보가 제때 주어지지 않으면 귀농이나 귀촌을 시도조차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만 씨는 지자체나 정부가 빈집 정보를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 활용하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이 줄면서 동네가 사라져가고 있어요. 그걸 막으려면 새로운 사람을 자꾸 받아야 합니다. 군청 홈페이지에 이런 정보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경만 씨의 영상을 보고 빈집을 구해 이사를 온 사람들이 그가 살고 있는 은풍면·효자면 주변에만 열두 집이다. 평범한 김경만 씨의 혜안이 특별했음을 증명해준다.
김경만 씨는 첫 수익을 모아 모교인 은풍중학교에 장학금 1백50만 원을 기탁하고 이후로도 지역 어르신들 난방비를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총 3회에 걸쳐 4백50만 원을 기부하였다.
세상은 이렇게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의 노력과 생각이 모여 더 살기 좋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만남으로 앞으로 그의 유쾌함과 큰 웃음소리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