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수 발효·증류한 럼주 젊은 층 인기 '매출 대폭 증가'
단수수 발효·증류한 럼주 젊은 층 인기 '매출 대폭 증가'
  • 전동재
  • 승인 2021.05.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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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향은 살리고, 숙취 유발 물질은 걸러
용문면 (주)착한농부 구종길 대표
▲지난 2015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는 (주)착한농부 구종길 대표.
▲지난 2015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는 (주)착한농부 구종길 대표.

"이 정도 나이가 되면 돈 버는 재미보다 일하는 재미가 더 큽니다."
용문면 성현리 (주)착한농부 구종길(73) 대표는 저녁이면 발목이 아플 정도로 하루 종일 움직이며 일하지만 일에 대한 확신과 애정으로 지친 기색이 없다.
(주)착한농부는 처음 영농조합법인으로 출발해 오미자와 복분자 가공을 주로 했지만, 2015년 구종길 대표가 대표직을 맡을 당시에는 운영이 어려워 공장이 가동되지 않고 멈춰있던 상태였다. 그 후 회사는 조합법인에서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되었고 '럼PHAT'과 '밀담', '만월', '막시모' 등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와 지역특산주를 생산해오고 있다. 특히 '밀담'은 구종길 대표가 (주)착한농부의 기대주로 꼽고 있는 상품으로 '단수수'를 발효, 증류해서 만든 럼주다.
왜 하필 단수수를 이용한 럼주일까?
구종길 대표는 오미자와 복분자를 이용해 증류주와 와인을 생산해 오던 중 복분자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대체 작물을 찾다 단수수를 생각해냈다고 한다.
단수수는 수수의 변종으로 사탕수수와 비슷하지만 사탕수수처럼 뿌리로 번식하지 않고 열매로 번식하는 작물이다. 당시 식량과학원에서 종자개량을 하며 조금씩 시험재배를 하는 수준이었고 국내에서는 대량생산이 되고 있지 않던 작물이었다.
구종길 대표는 2019년 처음 용궁과 문경 등에서 단수수 대량재배를 시작, 럼주를 개발하면서 사업의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단수수
단수수

"처음 고향도 아닌 낯선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습니다. 이곳 지역민들과 소통에도 어려움이 많았고요. 그때 5년만 노력해보자 생각했고 딱 5년째가 되던 19년에 가능성을 발견한 거죠."
그렇게 개발한 단수수를 이용한 럼주 1세대가 '럼PHAT'이고 2세대가 '밀담'이다.
밀담은 3번에 걸쳐 증류를 하면서 단수수 자체의 향을 아주 은은하게 잘 살렸고 숙취유발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와 발효 중 생기는 소량의 메틸알코올을 깨끗하게 걸러내 숙취가 없다.
일반적으로 상압에서 증류하면 술이 독하고 톡 쏘는 맛이 강한데 밀담은 기압을 낮춘 상태로 증류를 하는 감압증류 방식을 선택, 맛이 훨씬 더 부드럽고 은은하다. 주 고객의 70%가 20~30대 일만큼 젊은 층에서 반응이 폭발적이다.

밀담
밀담

"꿈이긴 하지만 언젠가 예천군 전체는 아니어도 적어도 용문면 전체에서 단수수를 재배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구종길 대표는 단수수가 농가수익에 큰 기여를 하는 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단수수는 재배가 쉽고 인건비가 적게 듭니다. 착즙을 해서 술을 만드는 거라 약도 전혀 치지 않고요. 또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작물이 아니고 회사와 계약재배를 해야 하는 작물이다 보니 판로나 수익 면에서도 뛰어납니다."
단지 키가 큰 작물이다 보니 바람에 잘 넘어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구종길 대표는 작년 태풍에 이곳의 단수수들이 거의 넘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타 지역에 비해 자연재해가 적은 예천이 단수수 재배에 최적지가 될 수 있음을 기대했다.
"사실 2019년도에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졌지만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주류가 워낙 경기에 민감한 종목이다 보니 밀담이나 럼PHAT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밀담은 매출을 계속 늘려왔다. 경기가 나빠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씩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구 대표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단수수와 밀담을 꼭 예천의 대표 특산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년엔 대규모 투자 유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주가의 한사람으로 최고의 술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요즘이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는 고종길 대표. 그의 노력으로, 예천하면 단수수와 밀담이 떠오를 날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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