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결정을 내리는 게 올바른 경영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결정을 내리는 게 올바른 경영
  • 전동재
  • 승인 2021.06.1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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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예천읍) 김옥자 대표
직원·이웃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 추구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한국산업 김옥자 대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한국산업 김옥자 대표.

일을 하면서 남녀의 구분이 크게 의미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구분된 영역을 편안하게 넘나들기는 어렵다.

레미콘, 아스콘을 생산하는 한국산업(예천읍 지내리) 김옥자 대표는 대부분이 남자 일색인 건설현장에서 대표의 자리를 20년이 훨씬 넘도록 지켜온 여장부다.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제가 더 잘하는 것 같아서 선장을 맡았습니다."
시작을 남편과 함께 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지만, 관리자의 역할은 자신이 더 낫기 때문에 남편보다는 자신이 대표를 맡는 것이 당연한 선택으로 여겨졌다.

"전문적인 일은 직원들이 하고 저는 관리자로서 직원들이 더 잘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물론 대표가 나서서 결정해 줘야 할 일엔 분명히 나서서 결정해 주지만 일은 기본적으로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들이 나서서 하는 것이고 저는 뒤에서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옥자 대표는 관리자로서 자신의 역할이 전문가인 직원들을 뒷받침하는데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대내적인 활동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대표의 생각이 이렇다 보니 20년이 훨씬 넘게 대표 자리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산업의 대표가 여자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졌어도 그 대표의 얼굴까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이 인맥을 쌓기 위해, 그리고 그것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가입하고 활동하지만 김옥자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결정을 내려주는 게 올바른 경영이라고 믿기 때문에 굳이 인맥을 쌓거나 얼굴을 알리고자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높은(?) 사람들 접대하는 것보다 직원들과 이야기하고 간식 챙겨주는 순간이 훨씬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유도 이래서다.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김대표는 자신의 방식이 자신에게 맞고 그렇게 운영해온 시간이 좋은 제품으로 자신과 회사에 돌아오고 있다고 믿는다.

"제가 뱉은 말은 꼭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듣기 좋으라고 하는 빈말도 잘하지 않습니다. 지역 내 여러 단체에서 가입을 권유하고 활동해주길 원하지만, 저는 대충할 거면 아예 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단체든 가입하면 열과 성을 다해야 하는데 저는 이미 제가 책임져야 할 회사가 세 개나 있습니다. 온전히 회사에 정신을 쏟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온전히 일에만 매달리고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김옥자 대표지만 삶의 중요한 지표는 늘 더불어 사는 삶이다.
"내 주머니 채우는 복은 없어도 다행히 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직원 복은 있고 더불어 갈 수 있는 복도 있습니다."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음에도 예천군장애인협회를 통한 봉사활동은 꾸준히 이어왔고 기부를 통한 나눔의 실천도 아끼지 않고 해왔다. 또 직원들에게도 일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도록 노력해왔다. 그 덕분에 자신은 아직도 대표라는 직함에 어울릴법한 번듯한 집에서 살고 있지 않지만 아쉽거나 속상하지 않다.

기업의 목표가 이윤 추구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김옥자 대표가 이윤을 추구하고 나누는 방식은 분명히 달라 보인다.
"남한테 피해주는 거 싫고, 내거 나눠주는 건 좋아도 남의 것 뺏어오거나 탐내는 건 싫습니다."

돈의 가치가 너무나 절대적이어서 가끔은 돈이 사람을 해치기도 하는 요즘, 김옥자 대표의 경영방식과 철학이 정말로 절대적이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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