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옥 민추협 이사, 시사오늘에 1987년 6월 항쟁 일기 소개돼
박경옥 민추협 이사, 시사오늘에 1987년 6월 항쟁 일기 소개돼
  • 예천신문
  • 승인 2021.08.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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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시사오늘에 게재된 박경옥 이사의 기사와 일기.
▲주간 시사오늘에 게재된 박경옥 이사의 기사와 일기.
박경옥 이사(예천읍 출신)
박경옥 이사(예천읍 출신)

예천읍 출신의 박경옥(84)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이사의 1987년 6월 항쟁 일기가 '주간 시사오늘' 277호에 소개됐다.

시사오늘 기사에 따르면 박씨는 여류시인으로 격동의 1980년대 민주화 투쟁에 뛰어들어 혼신을 쏟았다.
박씨는 예천동부초, 예천여중, 이화여고를 거쳐 YS(김영삼)가 주도한 민주산악회와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여성부장을 맡았다.
때론 민주화 투쟁 한복판에서 생생한 현장을 기록한 기자로, 동지들과 목숨을 내놓고 싸운 투사로 선봉에 섰다.

시사오늘에 게재된 1987년 6월 29일자 일기 한 편을 소개한다.

<6월 29일>
전두환 정권은 드디어 노태우 민정당 대표를 통해 민주화 조치의 8개 항목을 발표했다. 즉 현 정부가 국민 앞에 백기를 든 항복 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발표가 진실로 독재 종식의 선언문인지는 일단 환영하면서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었다.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내려진 정부 발표에 안도하는 한편 놀라움으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이날 김영삼 총재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 일성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얻어진 눈물겨운 결과가 독재자들을 굴복시킨 것이다. 참으로 위대한 국민에게 감사한다"였다.

나는 오늘 서울역 앞을 지나면서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3일 전 시위자와 공권력 사이 격전장이었던 이곳, 나는 민추협 동지들과 '독재 타도' 스프레이 페인팅을 한 시위차를 타고
서울역 광장을 몇 바퀴 돌면서 차창 밖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독재 타도! 구호를 외쳤다. 바로 그때 연도와 육교 위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던 장면이 떠올랐다.

엊그제의 전쟁터와 오늘의 작은 평화를 느끼면서 감회에 잠겼다.

이날 많은 시민들은 축제 같은 기분에 들떠 있었다. 심지어 어떤 다방에선 '오늘 찻값 무료'라고 써붙여 놓았고 어떤 영업용 택시기사는 요금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민주화를 열망하고 있었는가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돌이켜보건대 시위가 가장 심했던 1987년에 접어들어 6·29선언까지 온 시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최루탄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없었다. 특히 어린아이가 엄마 따라 외출했다가 거리의 최루탄 포진 속에서 눈을 비비며 올고 있는 장면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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