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명(運命)// 개심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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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천신문
  • 승인 2021.10.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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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훈
장교연합회 예천명예회장

TV에 출연한 어느 전직 국회의원께서 철학관을 한다고 말해 웃었습니다. 그 분은 돈도 많이 벌어 보았고 또 국회의원도 해 보았지만 다 '허당'이었다는 반성으로 철학관을 열어 국민을 위로해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역, 명리학 등의 책을 읽어 보면 사람은 바뀌는 운(運)이 있고 바꿀 수 없는 명(命)이 있다고 말합니다. 통상 친구, 선생, 환경은 때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뜻이기에 아마 그 국회의원도 세월따라 시운이 철학으로 바뀌었나 봅니다.

지금 시중에는 화천대유라는 부동산회사가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역에서 크게 갖는다는 뜻의 대유(大有)를 상호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잘한 일이지만 그 뜻을 왜곡하는 '만배'라는 이름이 등장하면서 큰 탈이 났습니다. 다 욕심이 부른 인재이지요.

사실 한문을 잘 모르는 세대는  주역 알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주역은 점치는 책이기도 하고 또 수신, 철학의 책이기도 합니다.
지금에 비유하면 고등 고시 과목이고, 학문의 가장 높은 수준에서 배우는 덕목이지요.

주역의 매력은 어려운 문제를 슈퍼컴퓨터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알려 준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그 답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행동하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성품과 실력에 따르지요.

가정이지만, 대장동 아파트사업을 하면 잘 될까요라고 물어보면 가서 작게 먹으면 길(吉)하고 크게 먹으면 정(貞)해야 회망(悔亡)이니라는 류의 응답이 나올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보통은 주역을 따라 작게 먹고 길하지만, 욕심이 앞서면 부정한 방법으로  잘 정리하고(貞)  크게 먹으려고 덤빕니다. 그러나 주역은, 부정이 개입하면, 결국 지금처럼 큰 사고를 치고 후회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이것이 바로 '주역의 힘'입니다.

화천대유는 하늘에 떠있는 장엄한 태양의 형상입니다. 태양은 만물을 이롭게만 하지 대가로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한 상태, 그것이 바로 크게 갖는다는 대유의 의미이기에 사실 성인이 아닌 우리가 대유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대유의 희망을 갖고 노력하는 삶이지요.

이왕 주역 얘기가 나왔으까, 올해초 신년 덕담 자리에서 지역의 한 정치인에게 예정(醴井)이라는 호를 지어 준 적이 있습니다. 예는 우리 예천을 의미하고 정(井)은 주역의 수풍정괘에서 따 왔습니다. 나는 그 괘 마지막 효에 적혀있는 물막(勿幕)이라는 단어를 무척 좋아합니다.

옛날 우물 없이는 못사는 시절, 좋은 우물을 만들어서 모두가 먹게 하고, 결코 혼자 먹으려고  덮게를 덮어 두어서는 안된다는 '주역의 부탁'이 바로 물막이지요. 나는 대유는 못해도 혹시 가벼운 천막 덮게는(幕) 열어 둘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에서  그 말을 좋아 하게 되었습니다. '물막'하시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어느 책에서,  군수, 의원, 교장, 아내는 대유의 길을 고집하고 아버지, 어머니, 선생님은 물막의 길을 가려 한다는 표현을 보고 시원하게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내'가 왜 거기서 나와 이상하지만, 사실 어느 길을 가도 그 길은 자신의 시절 인연에 따른 '운명의 길'임에 틀림 없습니다. 다 운명이기에, 군민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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