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편 퇴직 후 '벌꿀 관련 경험·지식, 강의 등으로 전수' //'양봉52주' 저자 권상헌 전 대창고 미술교사
교편 퇴직 후 '벌꿀 관련 경험·지식, 강의 등으로 전수' //'양봉52주' 저자 권상헌 전 대창고 미술교사
  • 예천신문
  • 승인 2022.01.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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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교부 지정 연구학교에서 학생들이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면서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교재원'을 만들었습니다. 거기서 벌 2통을 저에게 관리하라고 해서 시작한 건데, 그게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된 겁니다"
▲권상헌 선생은 '양봉52주','양봉기술사전','꿀벌편지'를 집필했다.
▲권상헌 선생은 '양봉52주','양봉기술사전','꿀벌편지'를 집필했다.

이력도 참 특이하다. 대창고 교사로 정년퇴직을 했는데 '양봉52주'로 양봉 관련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창립 40돌을 맞은 '한내글모임' 원년멤버다.
대창고에서는 미술선생님이었지만 아이들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 함께 먹고 자며 공부하는 '청운실'을 만들었고, 지금은 한글 서예에 빠져 지낸다.

"지나고 보니 이것저것 일을 벌이고 한 게 욕심인 것 같아요."
욕심인 것 같아 인생에서 가지치기를 했다고 말하지만 권상헌 선생은 여전히 의욕이 넘친다.

"퇴직 후에 딱 5년 동안만 책 쓴 거 완벽하게 보완하고 그림 그러야지 했는데 아직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권상헌 선생이 양봉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68년부터다.
"사실 원해서 시작했던 것은 아니고, 문교부 지정 연구학교에서 학생들이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면서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교재원'을 만들었습니다. 거기서 벌 2통을 저에게 관리하라고 해서 시작한 건데, 그게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된 겁니다."

권상헌 선생은 양봉을 하면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매일 기록해오다 교통사고로 입원하게 되면서 자신이 기록해온 것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사실 다른 것들을 올릴 땐 거의 반응이 없었는데 양봉에 관한 것을 올리니 말 그대로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양봉52주'다. 

"사실 저의 양봉 공부법은 관찰과 기록입니다. 벌들이 집을 나가 새 집 지으려고 할 때, 일도 잘 안 하고, 꿀도 없고 집이 흐물흐물하다는 것을 관찰하면서 알았습니다."

그렇게 관찰과 기록으로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은 어린 시절 생물 선생님에게 배운 공부법이다.
"탄소동화작용을 배웠는데 그냥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나팔꽃으로 실험하며 알려 주셨습니다. 그 과정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게 권상헌 선생은 교육의 힘을 몸소 느끼면서, 자신도 그렇게 학생들을 밀어주고 가르치고자 했다.

"예천이 옛날부터 인재가 많이 나오던 곳입니다. 저는 조금만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똑같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창고 재직 시절 제안해서 만든 게 '청운실'이다. 처음엔 욕도 많이 먹었지만 몇 년 만에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오랜 시간 학교의 전통이 되었다.
"'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대창고 학생이 골든벨도 울리고, 왕중왕이 되었습니다."
권상헌 선생은 '청운실'에서 시작된 공부하는 분위기의 형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제적으로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는 주변에서 훌륭한 사람들을 보고 직접 만나는 것도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상헌 선생이 교단을 떠난 지는 이미 오래지만, 학생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염려하는 스승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양봉에 관해 공부하고 책을 쓰면서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학생들에게 훌륭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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