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만족도 높으면 경찰임무 충실도도 높아져"// 예천경찰서 김택수(총경) 서장
"직원 만족도 높으면 경찰임무 충실도도 높아져"// 예천경찰서 김택수(총경) 서장
  • 전동재
  • 승인 2022.04.20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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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부서 간 업무 성과, 분위기 좋아
"빛 좋은 개살구 되지 마라" 은사 말씀 가슴에 새겨
▲김택수 서장은 "경찰은 힘들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말한다.
▲김택수 서장은 "경찰은 힘들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사실 청소하시는 분들이나 나무 관리하시는 분들이 제대로 쉴 곳이 없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은 있어도 따로 마련해주지 못했는데 서장님께서 공간을 만들어주셨습니다. 또 명절이면 식당이 대부분 문을 닫아 저희 같은 사람들은 밥 먹을 곳이 없습니다. 그때 서장님께서 일부러 신경을 써주셔서 미리 도시락도 주문해 주시고…. 월요일에 하는 회의를 화요일로 바꿔주시면서 주말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저희들이 다 열거를 못 해서 그렇지 정말 정말 많습니다."

김택수 예천경찰서장을 말하면서 직원들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훌륭한 서장님'이라고 말했다.

길어야 일 년 반, 짧으면 일 년 근무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자리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것 같은 일들까지 일일이 신경써가며 직원들을 다독이는 김택수 경찰서장은 오히려 '특별하게 하는 일이 없는데...'라며 당황스러워하지만 그가 하는 평범한 일이 직원들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지고 있다. 

"경찰 업무라는 게 굉장히 시스템화, 체계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걸 누가 더 정성스럽게 지키고, 소홀히 하지 않느냐의 문제입니다. 저는 직원들의 내부만족도를 높이는 게 직원들이 안팎에서 열심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택수 경찰서장은 서장으로서 권위나 예우를 중요하게 따지지 않는다.

"경찰서도 직장입니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아도 사람 스트레스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이고... 저도 옛날에 서장님이나 청장님한테 많이 혼난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 집안의 가장이고 아들, 딸들인데 제가 예우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형식적인 틀과 서장에 대한 예우, 보여주는 행사들보다는 기본에 충실 하는 게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김택수 서장의 생각이 잘 전달되어서인지 예천경찰서는 무게 잡고 고함치는 사람이 없어도 '1분기 베스트 교통팀'에 선정되고 '베스트 순찰팀장'도 나왔다. 그 어느 때보다 부서 간 업무 성과와 분위기가 좋다.

"영화 보면 로보캅 같고 슈퍼맨 같은 경찰들이 나오지만, 실제 경찰관은 로보캅처럼 혼자 다 못해요. 경찰업무가 굉장히 종합적인 거라 교통, 경비, 정보, 수사, 경무 등 모두가 유기체처럼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김택수 경찰서장도 정보, 경비 분야를 주로 담당해오다 보니 아들이 어린 시절 "아빠는 도둑 몇 명 잡았느냐?"는 물음에 시원하게 대답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은 모두 같습니다. 살인사건을 막고 사건·사고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통사고를 막아 생명을 지키는 것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사건이 일반인들에게 느껴지는 충격은 다를지 몰라도 모든 부서가 다 중요합니다."

특히 김택수 경찰서장은 일부 사건·사고로 전체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될 때 안타까움을 느낀다.

"저는 사건이 되기 전 예방으로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경찰이 되자고 말합니다. 혹시라도 거리를 헤매는 노인이 있으면 지나치지 말고 먼저 여쭤보고 모셔다 드리는 것처럼 사건이 되기 전에 막고 해결할 수 있으면 저는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개근상도 못 받고 학창시절 1등 한번 못했지만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마라'던 중학교 시절 선생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두며, 혹시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항상 생각해본다는 김택수 경찰서장은 직원들의 말처럼 '이전에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서장님'이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분이 더 많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다 처리하는 로보캅 경찰관은 아니어도 언제나 듬직한 로보캅 같은 경찰 조직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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