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이미지로 전체를 평가하지 않았으면//예천읍 J헤어 대표 김지현(응원티흐엉) 씨
소수 이미지로 전체를 평가하지 않았으면//예천읍 J헤어 대표 김지현(응원티흐엉) 씨
  • 예천신문
  • 승인 2022.05.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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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국 사람이 무조건 외국인이라고 싫어하고 차별하지 않아요. 외국인들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있는 것처럼 한국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김지현 씨는 예천군 가족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아이가 둘입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했고,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습니다. 일하면서 미용사 자격증을 따고 얼마 전 미용실을 개업했습니다."

평범하지만 열심히 사는 워킹맘 김지현(베트남 이름 응원티흐엉) 씨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 모습이 그저 열심히 사는구나, 정도가 아닌 이유는 그녀가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모든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김지현 씨는 2009년 남편 최준호 씨와 결혼하면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들어왔고, 이듬해 첫딸을 낳았다. 그리고 갓난아이를 안고 2010년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남편이 매일 데려다 줬습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수업 끝날 때까지 남편이 아이랑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때는 한국말을 못할 때라서 정말 하나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들었습니다."

알아듣지 못해도 매일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꼬박 2년을 공부했다. 시험엔 떨어졌지만, 그 덕분에 권병원산부인과에서 통역을 하며 보조해 주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시험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봤습니다. 6년 만에 합격했습니다."

또 병원 일을 하면서 김지현 씨는 호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고, 2년을 주말과 저녁 시간을 내며 공부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 싶은데, 그렇게라도 공부를 해서인지 김지현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처음엔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소통이 안 되는 것도 힘들고, 문화나 날씨, 음식 때문에 엄청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의 겨울 날씨는 집 밖을 나가지 못할 만큼 추웠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임신해도 5킬로그램이나 빠질 만큼 적응이 어려웠다. 오로지 여자들만 일하는 명절날 모습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무조건 '한국은 달라'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서운했다. 또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울기도 많이 했다. 그래도 악착같이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직장에서는 일을 잘하면 인정받을 거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고, 음식도 조금씩 먹어가며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계속 힘들다고만 생각하면 더 힘들어져서 힘든 건 많이 생각 안 하려고 합니다. 내가 스스로 노력해야지 힘들다고 말해도 누가 나 대신 노력해주는 것도 아닌데요."

그런 노력 덕분에 직장에서는 동료와 잘 지냈고, 반찬을 챙겨주는 분들께 감사히 잘 먹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입맛도 적응했다.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우요? 무척 많습니다. 무조건 '한국간호사 불러와'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자리에서 외국 사람이랑 어울리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학부모님들 중에서도 아이한테 너희 엄마 외국 사람이네, 라며 싫어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김지현 씨는 모든 한국 사람이 그런 건 아니라서 괜찮다고 말한다.

"저는 다 개인차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한국 사람이 무조건 외국인이라고 싫어하고 차별하지 않아요. 외국인들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있는 것처럼 한국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제가 한국 사람이 모두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한국 분들도 외국인 몇 명의 나쁜 이미지로 전체를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하느라 아이들을 많이 돌보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모습은 여느 엄마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혹시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은 자신보다 못할 거라는 우월감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면, 그건 절대 아닐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 성실하고 당찬 김지현 씨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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