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가 함께 귀농…작은 원칙 지키는 게 성공비결//보문면 미호리 농부창고 황영숙 대표
세 자매가 함께 귀농…작은 원칙 지키는 게 성공비결//보문면 미호리 농부창고 황영숙 대표
  • 예천신문
  • 승인 2022.06.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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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는 항상 최상의 것으로 해요. 생강도 원강만 쓰고, 참깨도 살 때 맛보면서 사는데 농가에서 30년 농사 지으면서 참깨 맛보고 사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하세요. 그런데 원물이 가지고 있는 신선함과 고소함이 있어요. 자주 먹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요."
▲사진 왼쪽부터 첫째 황미숙, 둘째 황영숙, 셋째 황현미 자매. 

"어릴 때 작은 시골에서 나고 자라 늘 나가고 싶었습니다. 5학년 때 버스를 타고 안동을 갔는데 달려도 달려도 건물이 나오는 게 세상이 진짜 넓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크면 무조건 서울 간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농부창고 황영숙 대표는 바람대로 대도시에서 살았다.

"정말 열심히 살았고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살아보니 서울도 별것 없더라구요."

'서울 간다'가 꿈이었던 황영숙 대표는 어느덧 '무조건 시골 간다'가 꿈이 되었고 참기름을 만들어 팔겠다며 남편을 설득해 아파트를 처분하고, 고향 예천으로 돌아와 땅을 샀다. 

"서울에서 월세 내면서 사업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요즘은 온라인 시대라, 시골 어디든 사업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다 떨쳐내고 내려왔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알게 되었고 6개월간 매일 대구로 다니며 도움을 받았다. 

"해썹(haccp)도 처음엔 생각 못했는데, 참기름이 의무 품목이 아니어도 받으면 좋을 것 같다는 말에 공장을 지을 때부터 고려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에 언니(황미숙)와 동생(황현미)이 합류하면서 세 자매가 함께 하게 되었고 참기름과 들기름, 생강청을 생산 판매해 5년 만에 연매출 10억을 이루었다. 

"홈쇼핑과 참기름 4천 병을 계약하고 준비하는데 한꺼번에 기름을 짜 큰 통에 담아 둔 다음 병에 옮기려고 보니 향이 다 날아가 버렸어요. 참기름은 향이 중요한 사업인데... 도저히 못 팔겠더라고요. 전부 다시 짜서 하나하나 바로 담았습니다."

이 일로 손해를 많이 봤지만, 그때부터 짜면 바로 담는 것으로 시스템을 바꾸게 되었다.

"재료는 항상 최상의 것으로 해요. 생강도 원강만 쓰고, 참깨도 살 때 맛보면서 사는데 농가에서 30년 농사 지으면서 참깨 맛보고 사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하세요 그런데 원물이 가지고 있는 신선함과 고소함이 있어요. 자주 먹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요."

또 참깨를 씻을 때 나오는 쭉정이도 모두 걷어낸다. 

"같이 짜는 곳도 많고 몇 되씩 나오면 버릴 때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품질을 위해 모두 버립니다."

이렇게 해서 알이 좋고 굵은 참깨만 골라내 저온에서 기름을 짜 건강한 참기름을 만들어 낸다. 

"'진저한 생강'은 생강청이에요. 2019년에 홍수로 참깨 농사가 망하면서 고민하게 된 제품입니다."

한약재의 70%가 생강일 만큼 몸에 좋지만, 건더기로 먹는 것이 어려워 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생강청 만들 때, 오래 걸려도 생강을 칼로 다 쪼갠 다음 탈피기에 넣습니다. 그래야 껍질이 틈에 남아 있지 않고 깨끗하게 벗겨집니다. 물론 즙을 내고 나서 필터기로 걸러내도 되지만 참기름에서 느꼈듯이 불순물이 조금이라도 섞인 상태에서 달이면 맛이 달라집니다."

황영숙 대표는 사소해서 놓치기 쉬운 이런 과정들이 농부창고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 받는 이유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엄마인 자매들 셋이 이름을 걸고 하니 더 믿어 주시는 것 같아요."

해썹인증 뿐 아니라 100% 국산임을 보증하는 전통식품 인증도 받았다.

"미세한 미각이나 후각을 가진 분들은 과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드셔보시는 것만으로도 알아줍니다. 그때가 제일 뿌듯합니다.

"예천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농부창고가 이젠 대도시 어느 곳도 부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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